동물 인터넷 마르틴 비켈스키 지음, 박래선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2만1000원 |
미국 일리노이의 들판에서 스푸트니크 전파를 수신하던 한 과학자는 온갖 소음 중에서 북아메리카에서 중남미로 이동하는 수십억 마리의 명금류가 내는 소리를 포착했다. 이 지빠귀들은 종전에 유전적 지침에 따라 이동한다는 통념이 있었다. 하지만 새들의 중간 기착지인 일리노이 중부에서 몇 마리를 잡아 등에 마이크가 달린 소형 수신기를 부착하고 자동차에 수신 안테나를 달고 밤새도록 추적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새들이 대화하면서 날고 있었던 것이다. 이동 본능에 따라 일단 비행을 시작하면, 이동하는 새들은 동료들로부터 어느 정도 높이에서 날아야 하는지, 누구를 따라가야 하는지 정보를 얻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는 생명의 거대한 연결망을 이해하기 위한 '동물 인터넷' 시대를 열어젖혔다. 사물들이 서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해 동물들에게 소형 센서를 달아 그들의 생태를 추적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동물행동연구소 소장인 저자가 동물들의 집단지성을 데이터화하는 이카루스 프로젝트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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