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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스스로 총 겨눴던 男, 10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얼굴 조직 85%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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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명 넘는 의료진이 50시간 수술
10년 만에 새 얼굴로 다시 태어나


매일경제

왼쪽은 58회의 재건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얼굴 기능이 제한돼 있던 데릭의 모습. 오른쪽은 얼굴 조직 85%를 이식해 새 얼굴을 갖게된 모습. 하단 중앙은 극단적 선택 전 데릭의 모습 [사진 = 메이요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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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얼굴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남성이 안면이식수술로 새 얼굴을 찾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은 데릭 파프(30)의 사연을 보도했다. 파프는 스무살 대학생이던 2014년,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다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그는 당시에 대해 “어떤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며 “총을 꺼내고 밖으로 나가 스스로에게 쏜 순간까지 어느 것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파프의 아버지 제리 파프는 그날 새벽 쓰러져 있는 아들을 발견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다.

데릭은 다행히 살았지만 얼굴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코와 입술, 치아, 이마 일부가 사라져 숨 쉬거나 음식을 씹고 삼키거나 웃거나 눈을 감는 것도 어려웠다.

수년간 그는 총 58번의 안면 재건 수술을 받아 얼굴을 복구하고자 했다. 일부 회복은 했으나 여전히 코와 턱, 치아, 눈꺼풀, 이마 일부가 없어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파프의 어머니 리사 파프는 “결국 의료진은 ‘남은 건 안면이식수술뿐이다’라고 했다”며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었다”고 했다.

파프는 세계 최고의 병원 중 하나인 미국 메이요클리닉에서 안면이식수술을 받았다.

지난 2월 사미르 마르디니 박사는 80명 이상의 의료진과 함께 50시간이 넘는 수술을 진행했다.

파프 얼굴의 약 85%는 기증자의 조직으로 대체됐으며, 손상된 부위를 포함해 얼굴 근육, 목의 피부도 이식했다.

의료진은 기증자의 눈물샘까지 이식해 파프가 정상적으로 눈물을 배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기증자와 파프의 얼굴 신경을 연결해 자연스럽게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파프는 수술한 뒤 곧바로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다. 의료진은 새로운 얼굴과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 달 동안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며 대비하게 했다.

스스로 총을 겨눈 지 정확히 10년이 된 3월 5일에 파프는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다시 사람이 된 느낌이다”며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파프는 이제 자연스럽게 표정을 지을 수 있으며, 말할 때도 어려움이 없다.

마르디니 박사는 “(여러분도) 파프가 지었던 미소를 봤어야 했다”며 “그 순간 이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것을 비로소 체감했다”라고 말했다.

파프는 현재 매주 2회 운동하고 있으며, 언어 치료를 받고 있다. 몸이 이식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도 복용 중이다.

파프는 현재 상태에 대해 “매우 좋다”며 “내일이 되면 새롭게 태양이 뜬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를 넘어갈 줄 알아야 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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