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2일) 낮 천안에 도착한 전요셉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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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에 걸린 딸의 46억 원 치료비 마련을 위해 전국을 돌고 있는 아빠 전요셉(34) 목사 가족을 향한 시민들의 온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부 챌린지'를 시작한 지 18일째인 22일까지 총 8억 원이 모였는데, 사연이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사흘 동안 기부 금액만 7억 원에 이릅니다.
시골 작은 교회 목사인 전 씨는 지난 5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서울 도착을 목표로 전국을 걷고 있습니다. 네 살짜리 딸 사랑이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섭니다. 사랑이는 올해 1월 희귀병인 '듀센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온몸의 근육이 퇴행하는 병으로 10대 무렵 걷지 못하게 되고 20대엔 호흡기를 쓰기 시작해 30대에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병은 대부분 남자아이가 걸리는 유전병인데, 사랑이처럼 여자아이면서 이런 증상이 생길 확률은 5,000만 분의 1입니다. 완치제는 아직 없지만 최근 미국에서 유전자 치료제가 나왔습니다. 임상 등을 거쳐 한국에 이 약이 들어오려면 최소 몇 년은 걸릴 텐데, 약이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만 4~5세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결국, 하루라도 빨리 미국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필요한 치료비는 46억 원입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방법이 없던 아빠는 결국 지난 5일부터 전국을 두 발로 걸어 다니면서 상황을 알리고 후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46만 명이 1만 원씩 기부하는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2일 아침, 전 목사는 청주에서 출발해 낮에 천안에 도착했고 저녁에는 천안역 일대서 시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관심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오늘(22일) 낮 천안에 도착한 전요셉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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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만큼 아빠에게 힘을 주는 건 길에서 만난 시민들의 응원입니다. 전 목사는 "오늘(22일) 아침에도 길을 나서는데 갑자기 차에서 내리시더니 '나도 열 살짜리 아이 아빠다' 라시며 울면서 안아주셨다"라고 전했습니다. 그 뒤엔 차를 멈춘 젊은 부부가 편의점에서 사 온 따뜻한 음료와 초콜릿 바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부부는 "우리도 3살짜리 아이 엄마 아빠"라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시민들이 전요셉 목사에게 건넨 음료와 간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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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전 목사는 "된다는 보장이 없었고 사실 시작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빛이 어둡게 보이긴 했었다. '이대로 아무것도 안 되고 끝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낙심하고 있었는데 그저께부터 수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고 사랑을 전해주셨다"라며 웃어 보였습니다.
전 목사는 "처음에는 이 길을 혼자 걷는 느낌이었는데 벌써 8만 명의 이웃분들이 이 길을 함께 걸어주신다는 마음에 너무 든든하고 기쁘다" 며 "사랑이가 치료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더 감사한 마음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라며 거듭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다음 주 29일, 서울 광화문에 도착할 아빠는 '하고 싶은 게 많다'는 사랑이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도 걷고 또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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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jtbc.co.kr/article/NB12224058?influxDiv=JTBC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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