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의 임명 효력을 멈춰달라는 야권 성향 KBS 이사들의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2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김우현)는 KBS 야권 성향 이사 4명이 KBS를 상대로 낸 박 후보자의 임명 제청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신청인들은 위원 5명으로 구성돼야 할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 아래에서 여권 성향 KBS 이사 7명을 추천한 뒤 대통령이 이들 이사를 임명한 것은 위법하고, 따라서 여권 성향 이사진이 박 후보자를 임명 제청한 것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통령이 KBS 이사 7명을 임명한 처분을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이사회 결의 역시 무효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2인 체제 방통위의 KBS 이사진 추천 의결 행위 자체에 법적 하자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KBS 이사 7명이 박 후보자를 임명 제청한 행위도 법적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KBS 이사를 추천 의결한 것을 의결정족수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KBS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에는 의사정족수에 관한 규정이 없고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의결정족수에 관한 규정만 있다"며 "'재적'의 사전적 의미가 '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재적위원은 '현재 방통위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뜻한다는 KBS 측 해석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법원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임명 집행 정지를 인용한 것과 정반대 결론이다. 지난 8월 서울행정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 6명을 임명한 처분의 효력 정지를 받아들였고, 이달 1일 서울고법도 기존 인용 결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방문진법은 방송법과 달리 방통위에 이사 임명권이 있다고 정한다"며 "대통령의 이사 임명 처분이 위법한지가 문제 되는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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