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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기울어진 안전' 지적에 국가철도공단 '석연찮은 해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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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기울어지게 시공"…사진 자료와 달라

전문가들 "구조검토도 없는 비상식적 해명"

연합뉴스

공사 구간 달리는 호남선
(나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4일 오전 전남 나주시 다시면 호남고속철도2단계 공사 구간에서 호남선 열차가 기울어진 안전 가시설 인근 선로를 지나고 있다. 2024.11.21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호남선 열차가 운행 중인 선로 인근의 안전 가시설이 기울어진 것을 두고 국가철도공단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22일 해명자료를 통해 임시선 주변 흙더미를 지지하고 있는 흙막이 가시설(보강 가시설)이 기울어진 것에 대해 "(처음부터) 기울어지게 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시설을 설치하는 장소가 전차선에 근접하고 협소해 기울어지게 시공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흙더미가 밀려나는 압력 때문에 안전 시설이 기울어진 게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국가철도공단에서 추가로 제출받은 시공 당시의 사진은 해명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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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막이 가시설(왼쪽은 시공 직후, 오른쪽은 현재)
[국가철도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흙막이 가시설의 말뚝(시트파일)이 일렬로 정렬돼 있지는 않지만, 기울기는 대체로 수직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촬영된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더라도 현재 기울어진 모습과 같은 상태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전차선과 가장 가까운 말뚝은 명확하게 수직으로 시공된 모습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는 "성토된 흙에 가려져 있어 일부만 보여지는 사진"이라며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 잘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진 자료를 제외하면 가시설을 기울어지게 시공했다는 근거는 전무하다.

이 공사 설계에는 해당 가시설 시공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이후 설계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기울어지도록 시공한 가시설이 안전상 적절한지 여부를 따져보는 구조 검토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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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으로 보이는 흙막이 가시설
[국가철도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상식적이지 않은 해명이라고 지적한다.

한 토목구조 전문가는 23일 "흙막이 가시설을 기울어지게 시공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며 "전철주 등을 이유로 가시설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다른 조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직으로 서 있어야 할 흙막이 가시설을 구조검토도 없이 처음부터 기울게 시공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선 열차는 호남고속철도2단계 공사를 위해 나주시 고막원역부터 임시선로를 이용해 운행 중이다.

공사 과정에서 임시 선로의 성토부를 잘라내고 흙막이 가시설을 설치했지만 해당 가시설이 기우는 등 제대로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고 공사를 추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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