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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감히 사무실에서 낮잠을 자?" 20년 일한 직원 1시간 잤다고 해고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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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다음날 사무실에서 낮잠…해고 통지

법원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았다”

중국에서 늦게까지 야근을 한 다음 날 사무실에서 1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가 해고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20년간 이 회사에서 근무한 그는 부당해고라며 회사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중국 남동부 장쑤성 타이싱의 화학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한 장이라는 남성에 대해 보도했다. 그는 올해 초 밤늦게까지 업무 관련 운전을 한 뒤 다음 날 사무실 책상에서 잠시 잠들었다. 장씨가 낮잠을 자는 모습은 사내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촬영됐다.

2주 뒤 회사 인사부는 “장씨가 피로로 인해 직장에서 잠을 자는 것이 발각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장씨는 이 문서에 서명했고, 회사는 그에게 공식 해고 통지서를 발급했다. 통지문에는 “장씨는 2004년 입사해 무기한 고용 계약을 체결했다”며 “그러나 직장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행동은 회사의 무관용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명시됐다. 회사는 “노동조합의 승인을 받아 회사는 당신의 고용을 종료하고 당신과 회사 간의 모든 노동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야근 후 사무실에서 1시간 낮잠을 잤다는 이유로 해고된 중국의 한 남성이 소송에서 승소해 배상금을 받게 됐다. [이미지 출처=SCMP 캡처]


이에 장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즉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장씨의 손을 들어 회사가 그에게 35만위안(약 6700만원)을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용주는 규정 위반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지만, 이는 회사에 상당한 손실을 초래했다는 것을 포함한 특정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봤다.

타이싱 인민법원의 판사인 쥐는 “직장에서 잠을 잔 것은 위법 행위이지만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장씨는 회사에서 20년 동안 재직하면서 뛰어난 성과를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번의 위반으로 그를 해고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장시간 노동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간 초과근로를 한다는 의미의 ‘996 근무’라는 말도 생겨났다.

중국의 유력 가전업체 하이얼은 2019년 근무시간에 낮잠을 잤다는 이유로 종업원 4명을 해고한 사실이 현지 언론에 보도돼 큰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칭다오의 하이얼에서 일하는 직원 4명은 점심식사 후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찻집에서 낮잠을 자다 순찰 담당자에게 적발됐다. 이에 회사 측은 '1급 규칙위반'이라며 이들을 해고했다.

당시 회사 측은 “규정에 따른 조치”라며 정당한 해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엄격한 징계처분에 더해 휴식시간이 30분밖에 안 된다는 종업원의 증언 등이 보도되자 온라인에서는 “사람을 기계처럼 취급한다”, “난폭한 종업원 관리는 이제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라며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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