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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유례없는 연세대 논술 '효력정지'…과거 수시 관련 논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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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동아대 재시험 전례…올해도 단국대·한성대 '사고'

수시 '데드라인' 한 달 앞…전문가 "재시험이 그나마 가능한 대안"

연합뉴스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시험 마친 수험생들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0.12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후속 절차가 중단된 지 열흘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수험생 혼란이 커지고 있다.

수시에서 논란이 불거진 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후속 절차가 전면 중단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더 큰 혼란을 막으려면 재시험이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보면서 학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학 측이 '운용의 묘'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전에도 수시에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져 재시험을 본 사례가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전남대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수시 실기시험에서는 모집 요강과 다른 문제가 나와 기존 시험을 무효화하고 재시험을 치렀다. 요강에 제시된 정물 목록 21개에 포함되지 않은 정물이 시험 과제로 출제된 것이다.

수험생들이 시험이 끝난 뒤 문제를 제기하자 대학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출제위원이 요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일주일 뒤 재시험을 치렀다.

2020년에는 동아대 공예학과 수시 실기에서 감독관이 문제를 잘못 내 재시험을 봤다.

그해 10월 31일 처리진 실기는 학교 측이 제시한 2개 주제를 그리는 방식이었는데 3개 반 중 1개 반은 1개 주제로만 그림을 그렸다. 학교 측은 동일한 조건에서 시험이 시행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시험을 결정했다.

올해는 연세대 외에 한성대와 단국대에서도 수시 관련 논란이 있었다.

한성대는 지난 10월 13일 ICT디자인학부 실기우수자 전형 시험 중 한 고사실에서 시험 문제지와 함께 나눠줬어야 할 사진 자료를 40분 늦게 배부했다. 해당 실기에는 1천909명이 응시했고 문제가 발생한 시험장에는 24명이 있었다.

같은 달 12일 치러졌던 단국대 작곡과 수시 화성학 실기에서는 한 문제가 시험 시작 후 50분 만에 배부돼 논란이 일었다. 이 시험에서는 소프라노와 베이스학과 관련 문항이 1개씩 함께 출제될 예정이었다.

두 대학은 재시험을 치르진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연세대 수시 면접구술시험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4.11.17 cityboy@yna.co.kr


연세대는 이들 사례보다는 사안이 훨씬 복잡하다.

응시인원이 1만명에 육박하는 데다가 문제 유출 의혹이 겹치면서 어떤 대안을 내놓아도 피해를 완전히 복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3일 치러진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는 한 고사장 감독관의 착오로 시험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 교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지와 답안지가 인터넷에 유출됐다.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시험의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학생들이 재시험을 요구하며 제기한 본안 소송의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합격자 발표를 포함한 후속 절차가 중단됐다.

수시 '데드라인'은 추가 합격자 발표까지 끝나는 12월 26일이다. 정시모집이 12월 3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수시 응시생이 구제받을 길이 없다.

입시 전문가들은 그나마 재시험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봤다.

해당 전형의 선발인원 261명을 정시로 이월하는 방안은 수험생으로서는 6번의 수시 '카드' 중 한장을 버리는 셈이어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단 법원이 본안 소송 판결을 언제 내릴지 명확한 날짜를 줘야 한다"며 "이와 별개로 연세대는 재시험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하고 수시 등록기간 전에 채점까지 완료할 수 있는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논술 지원자의 지원 기회 1번을 빼앗지 않으려면 법원이 본안 소송 판결을 서두르거나 대학 측이 재시험 시행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려면 기존 시험 합격자와 재시험 합격자를 모두 선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중복 합격자를 빼면 261명+α 수준에서 합격자가 나오며, 초과 인원은 내후년 정원에서 줄이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연세대 논술은 단답형과 서술형으로 구성돼 출제와 채점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진 않을 것"이라면서 "전체 대입 일정 안에서 재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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