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 호텔, 전통의 맥 이으며 현지감각 더해
현지 장인과 요리 체험·공예 워크숍 등 진행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
인터뷰 하고 있는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는 YTL 호텔 전무이사(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 / 사진=권효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말레이시아 YTL 호텔(YTL Hotels)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YTL 호텔은 최근 서울 라움아트센터에서 미디어와 여행사 파트너들을 초청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YTL 호텔의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 전무이사는(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은 1989년부터 말레이시아 최대 인프라 기업 YTL 코퍼레이션(YTL Corporation Berhad)의 호텔&리조트 부문을 이끌고 있다. YTL 코퍼레이션은 건설, 인프라, 전력 생산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말레이시아 100대 기업에 속하며 쿠알라룸푸르와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런던 대학교 킹스 칼리지 법학과를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그는 뜻밖의 계기로 호텔 산업에 입문했다. 1980년대 말, 말레이시아 정부가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관광부를 신설하면서, 당시 총리가 YTL 코퍼레이션 창업자이자 그의 부친인 여 티옹 레이(Yeoh Tiong Lay) 회장에게 직접 관광산업 지원을 요청했다. 마침 특별한 일이 없던 변호사 아들에게 새로운 임무가 떨어졌다. YTL은 여 티옹 레이의 이니셜을 딴 회사로, 도로와 병원을 짓던 건설회사에서 시작해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인프라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YTL 호텔은 전 세계에서 35개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며, 자체 스파 브랜드 ‘스파 빌리지(Spa Village)’도 함께 운영한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호텔 소개를 넘어 한국 여행자들 니즈를 깊이 이해하고 싶다”고 밝혔다.
팡코르 라웃 리조트(Pangkor Laut Resort) / 사진=YTL 호텔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YTL 호텔은 처음엔 팡코르 라웃 리조트(Pangkor Laut Resort) 하나로 시작했다. 코로나19로 2~3년간 주춤했지만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5~10년간 가장 큰 기회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있다고 본다. 유럽은 물가와 비용이 동반 상승해 수익성이 정체된 상태다. 반면 아시아는 역동적이고 가능성이 많다.
인터뷰 하고 있는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는 YTL 호텔 전무이사(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 / 사진=권효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글로벌 호텔 체인처럼 모든 호텔을 똑같은 기준으로 운영하진 않는다.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각 호텔의 매력을 살리는 게 우리 방식이다. 호텔마다 제각각 슬로건도 있다. 팡코르 라웃은 ‘하나의 섬, 하나의 리조트(One Island, One Resort)’, 탄종 자라는 ‘말레이의 진수(Unmistakably Malay)’를 내세운다. 각 호텔의 DNA를 담은 문구다.
현지 건축 양식과 재료를 사용하고 전통의 맥을 이으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다. 지역 문화를 진정성 있게 반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현지 장인들과 함께하는 요리 체험부터 공예 워크숍까지, 문화유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탄종 자라 리조트 (Tanjong Jara Resort) / 사진=YTL 호텔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5개 호텔 중 하나를 고르라니, 다른 호텔들이 삐질까 조심스럽다.(웃음) 팡코르 라웃 리조트와 탄종 자라 리조트는 유럽 여행객이 많다.
탄종 자라는 세계적인 아가 간 건축상(Aga Khan Architecture Prize)을 받은 이슬람 건축의 걸작이다. 말레이시아 궁전을 닮은 모습부터 남다르다. 탄종 자라는 다이빙 명소로도 유명한데, 거북이 부화장이 압권이다. 재미있는 건 거북이가 알을 낳으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다들 슬퍼서 운다고 오해한다. 사실은 체내 염분을 배출하는 거라고 자연학자가 알려줬다.
팡코르 라웃 리조트(Pangkor Laut Resort) / 사진=YTL 호텔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팡코르 라웃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현지 어촌 마을에서 영감을 받은 수상 빌라에서 지내는 이색 경험을 선사한다. ’이 호텔이 최고‘라고 말하긴 어렵다. 각자 취향이 다르니까. 하나 확실한 건, 35개 호텔 중 맘에 드는 곳이 반드시 있다는 점이다.
인터뷰 하고 있는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는 YTL 호텔 전무이사(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 / 사진=헤븐스 포트폴리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중해의 내 보트 위에서 휴식을 즐긴다. 팡코르 라웃에서 있었던 일이다. 총리와 아침 식사 중이었는데, 갑자기 하늘을 수놓은 갈매기 떼를 보며 총리가 ‘와, 총리를 위한 비행 퍼레이드까지 준비했나?’라고 하더라. 그런 순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
럭셔리 정의를 묻는 미국 건축전문지 아키텍처럴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200만 년 된 정글을 배경으로 아침에 코뿔새의 인사를 받는 것. 그게 진정한 럭셔리’라고. YTL 호텔 슬로건인 ‘소중한 장소에서, 소중한 순간을(Treasured Places, Treasured Moments)’이 바로 그거다. 이런 경험은 현대화되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쉽게 가질 수 없다. 한국도 점점 더 현대화되고 있지만, 이런 자연 속에서의 경험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쉽게 누릴 수 없다.
가야아일랜드(GAYA ISLAND RESORT) / 사진=사진=YTL 호텔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야 아일랜드 리조트를 꼽겠다. 편안한 휴식과 모험이 균형을 이룬다. 고요한 휴식을 찾는다면 제격이다. 해양 체험과 야생동물 프로그램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 서울에서 직항이 있어 접근성도 좋다.
팡코르 라웃은 두 가지 시그니처 행사를 주최한다. 하나는 ‘챕맨스 챌린지(Chapman’s Challenge)‘다. 영국군 대령이자 탐험가 프레디 스펜서 챕먼(Freddie Spencer Chapman) 발자취를 좇는 ’챕맨스 챌린지(Chapman‘s Challenge)’는 모험심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연 속 오페라 공연 ‘오페라 인 파라다이스(Opera in Paradise)’는 파바로티를 기리는 공연이다. 리조트의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인터뷰 하고 있는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는 YTL 호텔 전무이사(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 / 사진=헤븐스 포트폴리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술적 감각이 남다르다. 20년 전 삼성이 TV 달린 냉장고로 스마트 주방을 선보였을 때가 떠오른다. 당시엔 혁신이었지만 이제는 일상이 됐다. 흥미로운 건, 한국 고객들이 현대적 편의성 속에서도 전통과 자연을 찾는다는 점이다.
인터뷰 하고 있는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는 YTL 호텔 전무이사(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 / 사진=권효정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균형이 핵심이다. 영국과 유럽에서 시작해 중국으로 확장했지만, 한 시장에만 치중하진 않는다. 특정 국적 고객이 한 리조트에 너무 몰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중국 고객들도 ‘여기까지 왔는데 중국 관광객만 가득하다면, 차라리 국내 휴양지인 싼야를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국적의 고객 비율을 맞추려 노력한다.
아시아 여행객은 가족 중심적이다. 반면 유럽 손님들은 아이들을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서, 팡코르 라웃에는 성인 전용 스파 빌리지를 따로 운영한다.
TV 설치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지금은 객실에 TV를 설치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호텔 운영팀에서 호텔에서 TV를 설치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팡코르 라웃의 가장 고급 객실에는 TV가 없었다. 나는 ‘비싼 돈 내고 TV 없는 특권을 산다’며 농담했지만, 시대가 바뀌니 그런 것도 조정하게 됐다. 호텔도 패션처럼 끊임없이 변신해야 한다.
인터뷰 하고 있는 다토 마크 여(Dato‘ Mark Yeoh)는 YTL 호텔 전무이사(The Executive Director of YTL Hotels) / 사진=헤븐스 포트폴리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팡코르 라웃 리조트에서 자체 스파 브랜드인 ‘스파 빌리지(Spa Village)’를 시작했다. 개장식에는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스파 빌리지는 여러 차례 수상하며 웰니스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했다.
웰니스가 ‘풀만 먹으며 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웃음) 내 영양사는 늘 탄수화물을 줄이고 건강식을 권하지만, 나는 행복과 기분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웰니스란 오래 사는 게 아닌, 삶을 즐기는 방식이어야 한다.
YTL호텔은 호르몬 대체 치료 같은 의료적 접근보다 몸과 마음의 휴식에 초점을 맞춘다. 팡코르 라웃만의 웰니스 여정은 말레이 전통 목욕으로 문을 연다. 강가에서 몸을 씻던 고유한 문화를 담아, 발부터 머리까지 정성스레 정화하는 시간을 가진다.
먼저 말레이 전통 목욕으로 발끝부터 머리까지 정화하고, 일본 온천의 여유를 즐긴 뒤, 상하이식 스크럽으로 마무리한다. 피부가 새로워지는 건 물론, 영혼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진정한 웰니스는 몸과 마음이 함께 느끼는 기쁨에서 시작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