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아 에메랄드. /CNN브라질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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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5년 전 출토된 직후 미국으로 밀수출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이 ‘고향’ 브라질로 돌아갈 길이 열렸다.
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레지 월턴 판사는 전날 미국 법무부의 ‘바이아 에메랄드’(Bahia Emerald) 몰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보석의 합법적 소유자라고 주장한 사업가 키트 모리슨 측이 에메랄드를 브라질로 반환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모리슨은 “패배감이나 상실감은 전혀 없다. 투자자이자 사업가라면 투자와 기회를 보호, 보존,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라면서도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것들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항소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국제분쟁을 전문으로 하는 연방 검사 보니 드 모라이스 소아레스는 “(재판부의) 결정에 매우 만족한다. 우리는 바이아 에메랄드를 브라질 국민에게 돌려주는 데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말했다.
바이아 에메랄드는 2001년 브라질에서 출토됐다. 무게 836파운드(약 379.2㎏)에 달하는 이 에메랄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에메랄드’로 알려졌다. WP는 에메랄드의 가치를 10억 달러(약 1조4055억원)로 추정했다. WP는 “거대하고 기형적인 모양의 에메랄드는 미국으로 밀수됐다. 그 이후로 이 보석은 미국에서 흥미와 집착, 논쟁의 대상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에메랄드를 둘러싼 법적 분쟁 등은 끊이지 않았다. 브라질 연방공화국을 포함해 너무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얽혔다”라며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이를 ‘저주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랜 소유권 분쟁 끝에 2015년 캘리포니아 주 법원은 실제로 이 보석에 130만 달러(약 18억2700만원)를 지불한 모리슨이 이 에메랄드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 소송이 마무리되자마자 브라질 정부가 나서 “에메랄드는 국가적 보물이며 박물관에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법원은 몰수 명령을 내렸고, 브라질 정부는 미국에 사법공조에 따른 몰수 집행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가 브라질 정부의 요청에 따라 몰수 집행에 나서자, 모리슨 측이 이에 맞서면서 법정 다툼이 다시 한 번 벌어진 것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바이아 에메랄드가 브라질에서 반출된 과정이 불법적이었다는 브라질 정부의 주장이 타당한지였다. 앞서 브라질 광부 두 명이 이 에메랄드를 불법반출하기 위해 세관 서류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법원은 이러한 사실 등을 근거로 브라질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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