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故 구하라 5주기…금고 도난사건 범인은 누구인가 [그해 오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9년 11월 24일, 가수 구하라가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유족 진술과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고, 구하라는 경기도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잠들었다. 구하라가 떠난 후 자택에 있던 금고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당시 유족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면서 미제로 남았다.

세계일보

고(故) 구하라씨 영정사진.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은 올해 6월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한 남성은 구하라의 49재를 치른 뒤인 2020년 1월11일 고인 청담동 자택에 침입했다. 고가품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고, 옷방에 있는 31㎏짜리 금고만 훔쳐 달아났다.

당시 범인은 현관 비밀번호를 열지 못했고, 벽을 타고 2층 다용도실 철문을 통해 침입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용의자가 구 씨 지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족과 지인들에게 CCTV 영상 등을 보여줬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구하라 오빠 구호인 씨는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이 단순 절도가 아니라면서 “어떻게 사람이 럴 수 있나 싶었다. 그래도 고인의 집인데 훔쳐 간다는 거 자체가 용납이 안 됐다. 제가 발견했을 때는 한참 지난 상황이었다”라며 분노했다.

구 씨 측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금고 안에는 구 씨의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는데, 왜 그것만 특정해서 절도해 갔는지에 대한 동기나 경위는 좀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CBS 라디오에서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에 대해 “(누군가) 사주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손 변호사는 “금고의 무게도 주목해야 한다. 빈 금고의 무게가 31㎏ 정도인데, 혼자 들고 계속 이동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집 밖 어딘가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미제 편철’ 결정이 나면서 수사가 마무리됐다. 미제 편철은 경찰이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까지 잠정 종결하는 것이다.

세계일보

SBS 방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금고 도난 사건은 한동안 잊혀졌으나, 올해 5월 구 씨가 ‘클럽 버닝썬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실이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K 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를 통해 새롭게 알려졌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강경윤 기자는 경찰 유착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구하라라고 밝혀 더 큰 화제가 됐다. 당시 구하라는 강 기자에게 “그들이 휴대폰을 할 때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 진짜 이상한 게 많다”며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고 연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하라가 기자를 도운 이유는 그 역시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전 남자친구의 폭행, 불법촬영 등의 혐의를 고소하고, 법적으로 대응해 나갔던 구하라는 돈독한 사이였던 고(故) 설리의 죽음 이후 라이브 방송에서도 우울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구하라는 2018년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및 사적으로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경찰에 신고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는 폭행 및 협박죄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세계일보

사진=BBC 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9년에는 절친했던 가수 겸 배우 설리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구하라는 설리를 떠올리며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설리가 세상을 떠난 그 다음달 눈을 감았다. 구하라는 “잘 자”라는 짧은 메시지를 SNS에 남긴 후 세상과 작별했다. 당시 일본에서 왕성하게 솔로 활동을 펼친 터라 팬들의 충격과 슬픔은 더욱 컸다.

지난해 카라 멤버들은 데뷔 15주년 앨범 ‘무브 어게인’을 발표했을 때 구하라를 향한 여전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구하라 자리로 보이는 좌석을 연출하는 등 여전히 구하라와 함께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팬들을 먹먹하게 했다.

구하라는 2008년 카라로 데뷔했으며 인형같은 미모와 특유의 상큼함으로 더 주목받은 멤버였다. ‘프리티 걸’, ‘허니’, ‘미스터’, ‘맘마미아', ‘루팡’, ‘판도라’, ‘똑같은 맘’ 등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