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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인 노동' 전시된 일본 사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한국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을 하루 앞둔 어제(23일) 전격적으로 불참을 결정하자 일본 정부와 지역사회 내에서 당혹감이 확산했다고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이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에서 이날 오후 개최되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정부 대응에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어제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외무성 보도관 담화로 유감의 뜻을 표시하는 식의 공식적 대응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측 결정과 관련해 일본 정부 내에서는 낙담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아사히에 "일본 측은 성심성의껏 대응해 왔다"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니가타현 시민단체 관계자도 "유감스럽다. (한국과) 함께 추도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은 정부를 대표해 참석하는 차관급 인사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과거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것을 문제시하는 목소리가 한국에서 나온 것이 불참 배경이 됐다고 짚었습니다.
아사히는 "참석자를 둘러싸고 정무관 이상을 요구한 한국 측과 개최 직전까지 조율에 난항을 겪었다"며 "최종적으로는 일본이 (한국) 요구에 응해 아시아·대양주국 등을 담당하는 이쿠이나 정무관 참석을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이쿠이나 정무관이 외무성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했으나, 교도통신과 산케이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2022년 8월 15일에 참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무성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한국이 국내 여론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산케이는 "윤석열 정권은 일본과 협력을 중시하는 자세를 유지해 왔지만,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국 내 여론에 발목 잡힌 모양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사도시 의원 중 한 명은 "일본 정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결과일 것"이라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고 교도는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국 측 불참 결정과 별개로 이 문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나온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양국이 서로 양보해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산케이는 "한국 정부 대응은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 기조에 물뿌리는 움직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조기에 진정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성의 있는 추도식을 위해 일본 정부와 의사소통을 지속하겠다"며 내년 이후 개최될 추도식 참석에 여지를 남겨 뒀다고 교도는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한국의 등재 동의를 얻기 위해 매년 현지에서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를 위한 추도 행사를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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