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9가 진통 끝에 기후재원 부담금 조성에 합의하고 24일 폐막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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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진통 끝에 선진국에서 연간 최소 3000억 달러(421조 원)의 기후대응 재원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가까스로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재원을 늘리는 성과를 내고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다.
전 세계에서 모인 198개국 협상단은 24일 새벽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에서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NCQG)에 합의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공개한 합의문을 보면 선진국이 부담하는 기후 재원을 2035년까지 최소 연 3000억 달러(약 421조원)로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돈은 기후변화로 인한 개도국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11일부터 시작한 회의는 당초 22일에 폐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후재원 규모를 놓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최소 1조 달러를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협상이 붕괴 직전까지 갔지만 3000억 달러 앞에 ‘최소’라는 문구를 붙이고, 1조 3000억 달러(1827조 원) 확대를 목표로 한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이날 새벽에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재원과 완화 조치 모두에서 더 야심 찬 결과를 기대했었다”면서도“이번 합의는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에 맞서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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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분담금 낼까…중국·사우디도 빠져
COP29 회의에서 한 기후 활동가가 시위를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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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회의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 정책에 반기를 들어왔다. 여기에 올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을 초과하는 첫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1.5도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합의한 마지노선이다.
3000억 달러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COP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암울하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가 실제 이행될지도 확실치 않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행보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차기 행정부는 분담금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들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돈을 내야 할 의무가 없다. 한국 역시 신흥 경제국에 포함돼 재원 조성에 자발적 참여만 하기로 했다.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어느 나라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는 못했으며, 우리는 바쿠를 떠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이 정책도 보험료가 완전히 지불될 때만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자축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도 속도가 더디다. 당장 한국을 포함한 각국은 내년 2월까지 2035년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각국은 1.5도 목표와 일치하는 새로운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NDC)을 COP30 이전에 약속대로 제출해야 한다”며 “G20 국가들, 즉 배출량이 큰 국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30차 기후변화총회(COP30)는 내년 11월에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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