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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美재무장관에 베센트 지명… 친트럼프·친시장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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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2기 행정부 주요 인선 완료

머스크와 함께 경제분야 ‘투톱’

IRA 관련 “인센티브 개혁해야”

관세엔 점진적 인상안 밝히기도

트럼프 “美우선주의 정책 지지자”

외교안보분야 대중 강경파 포진

루비오 제외하면 경력 길지 않아

성 비위 등 부적격 논란 잇따라

게이츠 이후 추가 낙마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초강경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혁에 나설 재무장관으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가 지명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결과가 나온 이래 3주도 되지 않아 새로운 행정부 내각과 주요 인선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경력과 전문성, 통합보다는 개인적·정책적 충성도가 최대 기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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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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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베센트를 재무장관 후보자로 발표하면서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특히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왔으며 월가에서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오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3일 농림부 장관으로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대표까지 지명하면서 대선 이후 3주도 되지 않아 새로운 행정부 내각과 백악관 주요 인선을 거의 마무리했다. 역대 정권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선에서 승리한 2016년과 비교해서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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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르게 인선이 끝난 분야 중 하나인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대중 강경파가 포진한 것이 특징이다.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마이클 왈츠 플로리다 하원의원 모두 중국에 대해서 매파적 시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장관에 임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 역시 중국에 강경한 발언을 해왔다. 다만, 최근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안보 분야에서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더라도 중국과 사업 관계로 긴밀히 엮여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내각에서 영향력을 갖는 만큼 경제 분야에서는 다소 유화적인 관계를 만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이지만 과거 트럼프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는 지지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루비오 의원을 제외하고는 이들의 외교·안보 분야 경력이 길지 않아 지명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경제 분야 인선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과 감세, 각종 보조금 철폐 등에 동조하는 인물들로 채워졌다.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베센트는 앞서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하워드 러트닉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와 더불어 관세 인상의 선봉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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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센트는 지난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에서 “정부가 아닌 민간이 자본을 배분하는 것이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며 “비생산적인 투자를 장려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왜곡된 인센티브를 개혁해야 한다”고 썼다. 베센트가 IRA 개혁에 나서면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다만, 관세와 관련해 베센트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관세를 점진적으로 쌓아 올리는 방안을 제언할 것”이라며 보편 관세 인상이 가져올 물가 인상 등에 대한 우려도 시사한 바 있어 입장을 다소 재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1기에서 그의 과격한 정책 결정을 제어하고 보완하는 전문성 있는 관료 집단의 역할은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 그에게 반기를 들었던 인사들은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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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게이츠 전 법무장관 후보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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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대상자들이 다수 논란의 대상인 것도 특징이다. 극우인사로 논란을 빚었던 맷 게이츠 전 법무장관 후보자가 성추문 의혹으로 자진사퇴했으며, 상원 인준이 불투명한 인사들이 여럿 있다. 린다 맥맨 교육장관 후보자는 과거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할 당시 10대 링보이들이 WWE 고위급 직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는 것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국방장관 후보자인 헤그세스도 성비위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새로운 측근으로 자리매김한 머스크는 스스로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인사 과정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과시했으나 그의 과도한 인사 개입이 오랜 참모진과 갈등을 빚는 일도 생겨나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 세력 다툼의 불씨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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