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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백만장자는 명함도 못 내밀겠네”…미국 경제정책 주무르는 초갑부들, 정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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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처에 기업인 배치
초갑부, 경제정책 주도

親트럼프 매체 폭스 출신
국방 법무 교통 전진 배치

‘불법이민 척결’ 국경정책
플로리다 등 선벨트 낙점


매일경제

[A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20여일만에 초고속으로 15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앞서 8년 전 트럼프 1기 초대 내각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군 장성(Generals),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s·초갑부)를 입각시켜 이른바 ‘3G 내각’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초갑부는 엄청난 수(gazillion)과 백만장자(millionaire)의 합성어다.

이번 2기 내각 역시 실물경제를 아는 기업가 출신 초갑부들이 대거 중용된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국정 철학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인사로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와 측근세력인 플로리다 등 ‘선벨트 출신’ 정치인을 대거 중용했다.

이 가운데 어떤 인물이 도덕성 등 자질 시비로 낙마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공화당이 상하원 양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장악한 만큼 초대 내각 출범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시장의 가장 높은 관심을 모았던 경제 부처 장관 인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재무부 장관 자리에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를, 상무부 장관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러트닉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낙점했다. 두 인사는 관세와 환율 정책에서 미국 일방주의 노선을 이끌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지명자의 강도 높은 보호무역 발동 가능성과 더불어 시장은 두 인사가 가상화폐 시장에 몰고올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러트닉 지명자는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를 상대로 태세전환을 유도한 결정적 조언자로 꼽힌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를 위해 가상화폐 업계의 모금행사를 주최한 바 있다. 베센트 지명자도 내각에서 대표적인 가상화폐 옹호론자로 분류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발탁한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도 석유·가스 사업가 출신인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다. 미 연방 정부 소유 토지의 시추.채굴 허가 권한을 가진 내무부 장관 역시 고액 자산가 출신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낙점했다.

버검 주지사는 늦깎이 정치인으로 ‘그레이트 플레인스 소프트웨어’를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11억달러에 매각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에너지회의(NEC) 의장직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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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내각이 아닌 대통령 자문그룹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큰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공동 의장 지명자의 경우 재산이 500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초갑부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24일 현재 머스크의 자산 총액은 24일 현재 3480억달러(약 487조원)에 이른다.

미국 우선주의를 이끌 매파 장관들로 트럼프 당선인이 폭스뉴스 출신 유명인들을 대거 발탁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일찌감치 국방부 장관으로 40대 중반의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낙점했다. 내각은 아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참모로 기용한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영관급 출신이다. 1기에서 고령의 군 장성 출신을 요직에 앉혔던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 철학이 극명하게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통부 장관으로 결정된 숀 더피 전 위스콘신 하원의원도 폭스 계열 TV 진행자 출신으로 말끔한 외모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성년자 성매수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후임으로 새롭게 지명한 팸 본디 지명자 역시 폭스뉴스 고정패널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플로리다대 법대를 졸업한 팸 본디는 1991년 검사로 임용돼 플로리다주 최초 여성 법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인맥이자 폭스뉴스 출신, 그리고 여성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선호하는 인사 스타일을 모두 갖춘 사례라는 평가다.

플로리다를 비롯해 일조량이 풍부한 미국 남부 선벨트 지역의 정치인들도 트럼프 내각과 백악관에 집중 배치됐다. 이 인사 키워드의 핵심은 지리적 인접성과도 맞닿는 ‘초강경 이민 정책’이다.

플로리다 상원의원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불과 8년 전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건설 법안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인물이다. 그는 올해 남부 국경 강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경 강화 매파로 입장을 선회했다.

주요 부처에서 여성 장관 발탁은 1기 초대 내각을 압도한다. 2017년 1기 초대 내각에서는 주요 부처 중 교통부(일레인 차오)와 교육부(베시 디보스)에 여성이 배치된 반면 2기 초대 내각에서는 요직인 법무부(팸 본디)와 국토안보부(크리스티 놈)는 물론 농무부(브룩 롤린스), 교육부(린다 맥마흔), 노동부(로리차베스 디레머)에도 여성 장관이 골고루 인선됐다.

흑인 출신은 8년 전과 동일하게 한 명에 그쳤다.

1기 내각에서 의사 출신인 벤 카슨이 주택도개발부 장관으로 발탁됐는데 2기 초대 내각에서는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스콧 터너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으로 낙점됐다.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주택 관련 비전문가가 낙점되면서 주택 업계가 당혹감에 빠졌다는 게 현지 언론 평가다.

한편 트럼프 1기 때는 부적절한 자질 시비로 민주당의 반발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취임 첫날 상원 인준을 통과한 각료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두 명에 그쳤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때는 트럼프 탄핵안 처리 등으로 상원 인준 처리가 지연되면서 각 부처가 장관 없는 ‘대행’ 체제로 출범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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