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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재명 이번엔 '위증교사' 선고…22년 전 사건이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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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검찰 징역 3년 구형

①검사 사칭 사건→②공직선거법 혐의→③위증교사 의혹

거짓말인지 알고도 허위 증언시켰다는 점 입증돼야

이 대표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말해달라 했을 뿐"

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4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한 후 행진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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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위증교사 사건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의 1심 선고가 25일 내려진다. 공직선거법 집행유예 파장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 대표를 둘러싼 또 다른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추가로 나오면서 대권 행보에도 최대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형량을 결정한다. 이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고(故) 김병량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거짓말을 은폐하기 위해 위증을 교사했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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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교사 사건은 22년 전 있었던 '검사 사칭'이 시작점이다.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 분양'을 취재하던 KBS 당시 최철호 PD가 이 대표와 공모 끝에 검사인 척하며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전화했다는 사건이다. 이 대표는 공무원 자격 사칭 혐의로 2004년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 사건이 16년이 지나 2018년 경기지사 토론회에서 다시 소환됐다. 당시 상대 후보가 검사 사칭에 대해 묻자 이 대표가 "제가 한 게 아니고 PD가 사칭하는데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마치 자신은 사건과 무관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그를 재판에 넘겨졌다. '친형 강제입원', '대장동 5500억원 환수' 발언도 함께 기소됐다.

해당 재판에서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의 증언이 위증교사 사건의 단초로 다시 꼬리가 물린다. 김씨는 2019년 2월 선거법 1심 재판에 나와 '김 전 시장과 KBS 간에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자는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사건 이면에 김씨 증언과 같은 정치적 합의가 있었고, 실제 누명을 썼으니 토론회 발언은 거짓이 아니라는 이 대표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이었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당시 위증을 했다고 자백했다.

이로부터 4년이 지나 백현동 개발 비리를 수사 과정에서 위증교사 사건의 증거가 새롭게 튀어나왔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사업을 하던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대표와 통화한 녹취록을 발견하면서다. 이 대표는 재판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던 김씨에게 2018년 12월 22일부터 24일 사이 네 차례 전화를 걸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대표는 "교감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 딱 제일 좋죠. 실제로 비서였으니까", "정치적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던 점들을 얘기해 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등의 발언을 했다.

위증교사가 성립하려면 지시한 사람이 거짓말인지 알고도 허위 증언을 시켰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재판부가 통화 속 이 대표 발언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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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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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대표가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 위한 김 전 시장과 KBS 측의 협의가 없었다'는 걸 알면서도 위증을 교사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런 합의 주장에 대해 "본인 죄를 은폐하기 위한 허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씨에게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하는 이 대표 말은 "기억을 만들어내기 위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여전히 자신은 검사 사칭도 하지 않았고, 2018년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김씨의 증언 내용처럼 둘 사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자신이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썼다는 입장이다. 김씨와의 30분의 녹취록 곳곳에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안 본 것 말할 필요 없다'는 표현이 12군데나 있는데도 검찰이 불리한 부분만 짜깁기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김진성씨가 '유난히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하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제가 내심으로 원했던 것(진술)은 당시 저를 엄하게 처벌받게 하려던 전 성남시장과 KBS가 짜고 KBS PD에 대한 고소 취소를 약속한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며 "지금도 사실로 생각한다. 그러나 김씨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기껏 한 이야기가 '협의한 일이 있다' 정도였다"고 했다. 위증은 없었고, 거짓인지도 몰랐다는 취지다.

이 대표의 부담은 크다. 위증 주범인 김씨는 재판 초반 자신의 위증을 자백했다. 또 서울중앙지법이 지난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위증교사 사건에서 유죄가 인정되고,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는다. 다음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선고를 받았다. 해당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앞으로 10년간 대선에 나올 수 없다.

열흘 간격으로 진행되는 제1야당 대표의 1심 선고에 법원 역시 대비 태세를 갖췄다. 법원은 이날 법원으로 통하는 일부 출입구를 막고 출입 시 보안 검색을 강화한다. 법원 내 차량 출입도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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