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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한국 요구' 전부 외면한 일본…정부, 사도광산 별도 추도식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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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천500명이 넘는 식민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돼 혹독한 차별을 받았던 사도광산, 어제 일본 사도광산에서 추도식이 열렸는데 결국 반쪽짜리 행사가 됐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력이 있던 일본 정부 인사가 대표로 참석하면서, 우리 정부가 반발해 행사에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추도식에서 일본 측은 '강제'라는 단어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오늘 현지에서 별도로 추도식을 엽니다.

조민중 기자입니다.

[기자]

추도식은 묵념으로 시작됐습니다.

[목숨을 잃으신 모든 노동자분들께 묵념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조선인 노동자를 위한 별도의 묵념 시간을 갖자는 우리 정부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추도사에도 강제 동원이나 강제 노역 등 '강제'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이쿠이나 아키코 / 일본 외무성 정무관]

"조선반도에서 오신 노동자들은 전쟁이란 특수한 사회적 상황 아래,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광산 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어려운 노동에 종사하셨습니다."

행사의 의미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와타나베 류코/일본 사도시장 : {추도식에서 사죄가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애도의 뜻을 표한 겁니다.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간 논의 중입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식 후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급히 뒷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우리 정부는 애초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정무관이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리 정부의 지적에도 일본 측은 그대로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여기에다 추도사에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한 강제 노동 표현과 반성을 담아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100개 좌석 가운데 우리 측 자리인 30여 곳이 빈 채로 행사는 열렸습니다.

이번 추도식은 지난 7월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매년 열기로 한 것인데 첫 행사부터 반쪽으로 치러진 겁니다.

대신 우리 정부는 별도로 오늘 오전 9시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터에서 추도식을 열 예정입니다.

한국 유가족 9명과 박철희 주일 한국 대사가 참석합니다.

[영상취재 박상용 / 영상편집 원동주]

조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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