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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러, 친이란 후티반군과 결탁···예멘인 속여 우크라전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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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속여 입대계약서 강제서명

수백 명 예멘인 우크라전 최전방 투입돼

러, 자국민 대신 북한 등 해외 파병에 혈안

'서방 VS 반서방' 친이란 세력과 밀착 신호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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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북한군에 이어 예멘인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기 위해 모집하고 있으며 이미 수백 명의 예멘군이 최전방에 투입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이들 예멘 용병은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속여 모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이번 러시아와 후티 반군의 협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이란 및 중동의 친이란 무장단체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신호”라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수백 명의 예멘 남성들은 좋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한 후티 반군 연계 회사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에 도착한 후 강제로 러시아군에 편입돼 우크라이나 최전방으로 보내졌다. 모집된 신병 대다수는 고액 연봉과 러시아 시민권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 ‘좋은 일자리’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되는 군인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T는 러시아의 예멘인 신병 모집이 이르면 7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예멘인 신병인 나빌(가명)은 자신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9월부터 러시아군에 편입된 약 200명의 예멘인 그룹에 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러시아로 건너와 읽을 수 없는 러시아어로 쓰인 입대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멘인인 압둘라(가명)도 “드론 제조 일을 하면 1만 달러(약 1400만 원)의 보너스와 월 2000달러(약 280만 원), 나중에는 러시아 시민권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9월 러시아 공항에 도착했다”며 “하지만 러시아에 도착해 다른 예멘인과 끌려간 곳에서 총을 든 한 남성이 입대 계약서에 서명을 강요해 무서워서 서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을 사고파는 사기꾼들’ 탓에 끌려온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죽었다”며 “모두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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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러시아가 길어지는 전쟁으로 자국군 사망자가 증가하자 북한 파병군 약 1만 2000명을 동원한데 이어 네팔과 인도, 예멘까지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짚었다. 해외 병력 동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후티 반군을 통한 ‘속임수 모집’이 사실이라면 러시아가 이란 및 친이란 중동 무장세력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신호라고도 강조했다. 팀 렌더킹 미국 예멘 특사는 FT에 “러시아가 후티 반군과의 접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무기 이전까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나 전략연구센터의 마게드 알마다지 소장 역시 “(러시아가) 홍해나 중동에서 미국에 적대적인 모든 단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후티 반군 역시 러시아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용병들을 조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후티 최고정치위원회의 무함마드 알부하이티는 이달 초 러시아 웹사이트 메두자에 “경제, 정치,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 관계 발전을 위해 러시아 지도부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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