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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트럼프, '불투명 회계·장남 개입' 잡음…美국민 65% "민주주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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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7일만에 15개 부처의 장관 인선을 마치며 2기 행정부의 진용을 대부분 완성했지만 정권 인수 과정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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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새벽(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대선 승리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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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은 특히 정권 인수팀의 불투명한 회계와 실세가 개입한 인선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비밀자금’으로 인수팀 운영…기부자 등 비공개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기부자와 모금액, 사용처 등을 공개하지 않은 채 무제한으로 모금한 ‘비밀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적으로 인수팀은 연방총무청(GSA)과 협약을 체결해 정권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는다. 협약을 체결하면 개별 지지자에게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이 1인당 5000달러(약 700만원)로 제한된다. 대신 연방정부로부터 최대 720만 달러(약 101억원)를 지원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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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9일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열린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6차 시험 비행 발사 관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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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트럼프는 아직 GSA와 양해각서를 체결하지 않았다. 역대 인수팀 가운데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트럼프는 인수팀을 ‘트럼프 밴스 2025 인수 주식회사’로 알려진 ‘비영리 단체’로 설정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선 정치 활동이 가능한 비영리 단체는 국세청에 기부자는 물론 모금액, 사용처 등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때문에 기부자가 공개되지 않는 방식의 모금이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공식적인 로비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거 기부가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도 신분을 숨긴 채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어 미국의 외교·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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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열린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AFPI) 갈라 행사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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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제이 형사사법대학의 히스 브라운 교수는 “기부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면 누가 얼마나 기부하는지, 대가로 무엇을 받는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대다수 미국인은 누가 그 비용을 지불하는지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NYT에 지적했다. 이론적으로 미국의 국세청이 인수팀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기부자 정보를 요구할 수 있지만,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실제 감사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이다.

트럼프는 또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과 취임전 기밀 정보에 접근하기 위한 양해각서에도 아직 서명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서명하려면 트럼프가 이해충돌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등에 대한 윤리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신원 조회 없는 ‘충성파’ 인선…“실세는 장남”



트럼프는 법무부와의 협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첫 내각 인선은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의 신원 조회 없이 진행됐다. 인수팀은 FBI 대신 민간 업체를 통한 검증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충성파’로만 채워진 인선 과정에서 부실 검증 논란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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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지난달 31일 네바다주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법무장관으로 지명됐지만,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이 불거지며 지명 8일만에 사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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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가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던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의 법무장관 지명이다. 트럼프는 논란 속에서도 게이츠 지명을 철회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상원 인준이 어려워지자 결국 게이츠가 지명 8일만에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근래 들어 가장 논란이 많은 내각을 구성한 트럼프의 가족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며 “(장남이)행정부 최고 직책에 경험이 부족한 충성파를 자격이 있는 후보자보다 우선시해 발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트럼프 주니어가 천거한 인사 중에는 “주요 기부자와 정치적 지원 세력은 물론 개인적인 친구도 포함됐다”며 부통령 당선인인 JD밴스를 비롯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자장관 지명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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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포용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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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무용론’ 등 음모론을 내세우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자격 논란에 휩싸였고, 개버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친(親)러시아 발언 등이 구설에 오르며 상원의 인준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美국민 65% “민주주의 위협”…공화당원도 57%가 우려



이날 CBS가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미국인 2232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2일 진행해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3%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 중 65%가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원들의 57%도 현재 상황을 위협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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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트럼프가 내각 등에 지명한 인사들에 대한 우려도 여론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파격적이었다는 평을 받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의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에 그쳤다. 또 과거 러시아·시리아의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입장을 드러낸 사실로 논란이 됐던 개버드 DNI국장 내정자는 36%의 긍정평가를 받았다. 응답자의 76%는 트럼프가 지명한 인사들에 대한 상원의 인준 절차가 필요하다고 답해, 트럼프 2기의 첫 내각 인선에 대해 미국인 상당수가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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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반면 트럼프 당선과 주요 공약에 대해서 긍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조사 결과 응답자 55%는 트럼프의 승리에 대해 ‘기쁘다’ 또는 ‘만족한다’고 답했다.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제시했던 ‘미국중심주의’에 입각한 공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물가 전망에 대해선 44%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해 ‘상승(35%)’을 전망한 의견을 앞섰고, 불법 이민자 추방과 보편적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각각 57%와 52%가 긍정적 평가를 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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