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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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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삼성전자 'AI 동맹군' XR 전쟁서 위력 발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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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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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경쟁이 치열했다면 내년에는 이 기술이 녹아든 확장현실(XR) 세계에서 대전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AI의 발전과 관련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XR 환경에서 AI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상의 비서가 돼 인간 대신 업무를 수행하는 등 한층 더 진화된 '지능형 XR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XR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융합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기술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을 모두 포괄한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전 세계 XR 시장 규모(매출 기준)는 지난해 401억달러에서 2028년에는 1115억달러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내 XR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 22.7%에 달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로는 비전 AI가 있다. XR 생태계가 커지는 만큼 비전 AI 시장 역시 엄청난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비전 AI 시장 규모는 2023년 174억1000만달러에서 2030년에는 2063억2000만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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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삼성전자와 함께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이해해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일명 '주변 인식 AI'를 선보인다. AI의 성능이 보다 강력해지면서 이를 구현하는 디바이스인 XR 기기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란 판단이다.

산제이 굽타 구글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은 지난달 취임 후 국내 언론 중 처음으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구글과 삼성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이르면 내년부터 스마트글라스 등 XR기기를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는 3차원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 기존 기기 간 호환까지 이뤄져 갤럭시 이용자들이 한층 풍부해진 AI 생태계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주요 외신과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 전언에 따르면 양사와 퀄컴이 합세한 차세대 XR 플랫폼은 내년 3분기께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늦어도 내년 초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언팩 행사를 통해 관련 내용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추정치 기준 이 플랫폼은 전체 무게가 약 50g에 불과한 비교적 가벼운 형태 AI 스마트 안경이다. 이 모델에서 구동되는 AI는 구글의 '제미나이'다.

공교롭게도 구글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일명 '자비스'로 알려진 AI 에이전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구글의 연례 개발자회의(I/O)에서 공개한 에이전트 프로토타입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다. 스마트폰 카메라나 스마트글라스 등 기기로 보이는 사물에 대해 질문을 하면 AI가 그에 맞는 답을 하는 형태다. 가령 사용자가 있는 장소를 비추면 AI가 위치를 정확하게 말하거나 찾고 있는 물건을 말하면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식이다. 또 사물의 이름을 맞히거나 노트에 적힌 공식도 풀어낸다.

삼성의 AI 스마트 안경에 구글의 자비스가 탑재될지는 봐야 하지만 추후 이 플랫폼이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거나 자율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양사 간 협업의 그림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굽타 사장은 "구글과 삼성은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기기 등 성장하는 생태계에 혁신을 도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협력해왔다"며 "구글은 멀티 디바이스, 멀티 스크린 경험에 많은 투자를 해왔고, 삼성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과 이어온 파트너십은 10년 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며 "삼성은 제미나이, 매직 컴포즈(AI 기반 메시지 자동 생성 기능), 서클 투 서치에 이르기까지 AI 혁신을 도입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라고 재차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삼성의 AI 스마트 안경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구글 제미나이의 역할이 크다.

굽타 사장은 "제미나이는 가장 범용적이면서도 유능한 모델"이라며 "특히 제미나이는 처음부터 멀티 모달로 설계돼 텍스트·코드·오디오·이미지·비디오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일반화하면서 원활하게 이해하고 작동하며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XR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마다 최적의 AI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굽타 사장은 "구글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자 한다"면서 "휴대폰이나 안경을 통해 마치 전문적인 AI 비서를 곁에 두는 것과 같이 AI 비서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구글은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20년을 맞았다.

삼성을 비롯해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는 '인류를 구원할 AI'를 모색하는 방안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구글은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I로 단백질의 3D 구조 예측·진단)를 최근 오픈소스로 풀었는데, 이 기술을 토대로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과 고려대, 부산대, 연세대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고 있다.

굽타 사장은 "AI 기술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사회적 문제 중 몇몇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구글은 AI를 책임감 있게 개발하고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글은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혁신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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