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출시 스마트폰 신제품에
자체OS '하모니 넥스트' 탑재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접근이 차단되자 자체 개발한 ‘토종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70'을 26일 출시한다. 메이트70은 화웨이가 지난해 공개했던 '메이트60' 시리즈의 후속 모델로, 자체 개발한 첨단 반도체 칩과 자체 OS인 '하모니 넥스트'를 탑재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미국 제재로 5세대(5G)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자 자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제작한 5G 칩인 '기린 9000s'를 탑재한 '메이트60 프로'를 선보였다. 이번에는 자체 개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승부수를 던지며 중국 '테크 굴기'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그간 스마트폰 OS로 안드로이드를 썼으나 2019년 8월 미국 제재로 안드로이드 접근이 막히자 석 달 뒤 하모니 OS를 내놓았다. 하모니 OS의 다섯 번째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모니 넥스트는 애플의 iOS처럼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원하지 않는 폐쇄형 OS다. 자체 앱만을 실행할 수 있기에 주요 운영체제로 자리 잡을 경우 안드로이드와의 ‘완전한 결별’을 선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화웨이는 하모니 넥스트가 iOS와 안드로이드를 잇는 세 번째 주요 모바일 운영체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브라이트스톤브릿지그룹의 기술 전문가인 폴 트리올로는 FT에 "중국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모든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오히려 화웨이의 기술 강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새로운 운영체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려면 자체 앱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위챗과 타오바오, 메이투안 등 1만 5000개의 기본 앱과 서비스를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하모니OS가 이미 10억 대 기기에서 실행되고 있으며 하모니 넥스트용으로 개발된 일부 앱도 거의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쉬즈쥔 화웨이 회장은 최근 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향후 6~12개월 동안 10만 개까지 자체 앱을 늘리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하모니 OS는 지난 1분기 중국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해 애플의 iOS(16%)를 제치기도 했다.
다만 기본 앱 중 일부는 아직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해외 개발자를 하모니 넥스트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중국에서 해외 앱을 퍼블리싱하는 앱인차이나의 리치 비숍은 FT에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큰 사용자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해외 개발자들은 아직 관망하고 있는 태도"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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