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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군함도' 당하고도 일본에 또 뒤통수…재연된 '외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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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의 태도뿐 아니라 우리 정부의 외교 역시 안이했단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9년 전 일본 군함도를 놓고 똑같은 사태를 겪었던 정부는 이번엔 다를 거라고 공언해 왔는데, 결국 또 양보만 하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겁니다.

이어서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가노 다케히로/주유네스코 일본 대사 (지난 7월 27일 / 사도광산 등재 당시) :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모든 노동자, 특히 한국인 노동자를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하며 일본에서 얻어낸 약속을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조선인 강제 노동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현장에 설치하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는 거였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지난 8월 13일 / 국회 외통위) : (군함도 때의) 부도수표도 챙기고 그다음에 현금도 더 챙겼다는 게 저희 이번 협상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평가입니다.]

지난 2015년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이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는 전시시설을 짓겠다고 했다가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겁니다.

하지만 사도광산 역시 전시물에서 '강제 동원' 표현은 빠졌고 가까스로 확정된 추도식의 공식 명칭에서도 '조선인 노동자'라는 표현은 빠졌습니다.

이때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끝까지 일본 측의 진정성을 기대했습니다.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이 인 외무성 정무관을 정부 대표로 보냈고, 외교부는 결국 추도식을 하루 앞두고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지난 23일 / MBN '뉴스와이드') : 앞으로 지금 몇 시간 남지도 않은 상황이라서 (외교 당국 간) 그 이견을 해소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고요.]

추도사엔 강제노동에 대한 인정이나 사죄 표현도 없었고, 추도식은 30분 만에 끝나버렸습니다.

[이쿠이나 아키코/일본 외무성 정무관 (어제 / 사도광산 추도식) : (조선반도에서 온 노동자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광산 내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 속에서 어려운 노동에 종사하셨습니다.]

일본의 진정성 없는 태도에 더해, 우리 외교부도 일본의 선의에 기댄 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9년 전 군함도 사태는 또 반복됐습니다.

[영상편집 이지혜]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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