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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알고보니] 한일관계 '물 반 컵' 채워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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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지난해 3월 우리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금을 일본기업 대신 내준다는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진/전 외교부 장관]
"물컵에 비유하면 물컵에 물이 절반 이상은 찼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그 사이 일본은 과연 나머지 반 컵을 채웠는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확인해봤습니다.

◀ 리포트 ▶

당시 우리 정부의 통 큰 양보 두 달 이후, 일본 총리로는 5년 3개월 만에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양보에 어떻게 화답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과거사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언급은 "마음이 아프다"는 게 전부.

그마저도 정부 입장이 아닌 개인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어떤 양보나, 사과는 없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당시 일본 총리(2023년 5월)]
"당시 그 힘든 일을 겪은 분들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직접적인 감정을 솔직히 말씀드린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퇴임 전까지 12차례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그 사이 직접적인 반성과 사과는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재단에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부할 수 있다고도 밝혔지만, 재단 확인 결과, 현재까지 참여한 일본 기업은 한 곳도 없습니다.

그 사이 일본의 역사 인식은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일본 공직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계속됐고, 올해 8월 15일에는 국방 책임자인 방위상까지 참배했습니다.

현직 방위상 신분의 참배는 3년 만으로, 우리 정부의 항의에 방위상은 공개적으로 반박했습니다.

[기하라 미노루/일본 방위상(지난 8월)]
"매우 내정의 문제이기도 하고, 그 점에 대해 제 생각을 바꿀 일은 없습니다."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노골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일본 정부의 공식 문서인 외교청서에 등장한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은 7년째 유지했고 오히려 우리 정부 대응을 문제 삼았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당시 일본 관방장관(2023년 4월)]
"외교청서의 한국 관련 기술과 관련해 '다케시마'(독도) 문제 등에 대해 한국으로부터 항의가 있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반론을 했습니다."

올해 검정을 통과한 일본 중학교 사회교과서 18종은 모두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담았습니다.

지난달 열린 유엔 회의에서는 일본 정부 대표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대놓고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부인했지만 우리 정부 대표는 끝까지 침묵을 지켰습니다.

결국 선의를 기대한다며 우리 정부가 채운 물 반 컵에 돌아온 건 일본의 더 노골적인 역사 왜곡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영상편집: 진화인 / 자료조사: 장서윤 / 영상출처: 유튜브 '일본 방위성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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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진화인 / 자료조사: 장서윤 이준범 기자(ljoonb@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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