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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트럼프 ‘법적 리스크’ 사실상 해소... 연방특검, 사건 기각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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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특검, ‘대선 뒤집기’ ‘기밀 문건 유출’ 기각 요청

두 건 중 대선 뒤집기 사건 판사 실제로 기각

네 건 중 세 건 흐지부지, 한 건도 불륜 의혹 제기로 재판 진행안돼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 트럼프를 상대로 두 건의 형사소송을 제기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 /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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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지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 및 백악관 기밀 문건 유출 등의 혐의로 기소했던 잭 스미스 연방특별검사가 25일 법원에 관련 사건 두 건을 모두 기각해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미 검찰은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재판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로써 트럼프의 네 개 형사 사건 중 세 건에 대한 재판 결과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당시 조지아주(州) 개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행위에 대한 조지아주(州) 검찰 기소(지난해 8월) 등도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써 내년 1월 20일 취임 전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신속하게 해소되는 모양새다.

작년 8월 스미스 특검은 2020년 대선 직후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난입·공격해 다섯명이 사망한 의회 난입 사태(1·6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가 배후에 있다고 보고 네 가지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를 기소했었다. 미국 정부를 속이려고 모의, 공무 집행 절차를 방해하기 위해 모의, 투표 인증 지연 등 공무 집행 방해, 국민의 투표권을 침해하려 모의 등이었다.

당시 공소장엔 개표 결과 접전으로 나타난 조지아주에 “선거 결과를 뒤집으라”고 압박하고,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 확정을 지연시키도록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압박했던 정황 등이 포함됐다.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 행위로 권력을 차지하려 했다는 것으로 자신에 대한 형사 사건 네 개 중 가장 심각한 혐의가 적용됐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미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연방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전례도 없었다.

그러나 스미스는 워싱턴 DC 연방지법 타냐 처트칸 판사에게 제출한 6페이지 분량의 서류에서 네 건의 혐의를 모두 취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의 오랜 입장에 따라 (네 가지) 혐의를 취하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취하 결정은) 기소된 범죄의 중대성이나 정부(특검)가 수집한 증거 및 기소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가 받고 있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 등도 상당하지만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및 연방검찰의 전례에 따라 기소를 취하한다는 취지다. 그는 “피고(트럼프)를 상대로 한 본안 기소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날 저녁 처트칸 판사도 스미스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건을 기각하기로 했다. AP는 “1년 전만해도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리스크로 여겨졌던 형사 사건이 취하된 것”이라며 “예측은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결론”이라고 했다.

스미스 특검은 작년 6월엔 백악관 등 정부 기밀 문서를 유출하고 불법 보관한 혐의로 트럼프를 기소했었지만 스미스는 이날 이 사건에 대해서도 기소 취하 요청서를 플로리다주 법원에 제출했다. 이 사건의 경우 1심 판사가 상원의 인준을 받지 않은 스미스 특검의 수사와 기소는 무효라며 지난 7월 사건을 각하했다. 이에 스미스 특검은 법무장관이 지명한 특검이 중요 사건을 수사·기소한 전례들이 있다며 항소한 상태였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스미스 특검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스미스가 트럼프 취임 전 자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글에서 “(스미스 특검이 제기한) 소송은 내가 겪어야 했던 다른 모든 소송과 마찬가지로 공허하고 불법적이며 결코 제기돼서는 안 됐던 소송”이라며 “민주당이 정치적 반대자인 나를 상대로 벌이는 싸움에 1억 달러(약 1400억원)가 넘는 세금이 낭비됐다”고 했다.

트럼프 2기 백악관 공보국장으로 내정된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법치주의의 중대한 승리”라고 했다. 그는 “미국 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 제도의 정치적 무기화가 즉각적으로 종식되기를 원하며, 미국이 통합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제 트럼프에겐 주검찰 사건 한 개가 남았다. 조지아주 검찰이 2020년 대선 직후 경합주였던 조지아의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트럼프가 주 국무장관 등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사건(주검찰 사건)이다. 미 언론들은 “주검찰 및 법원이 진행하는 사건인만큼 연방 정부가 관여하기 어렵다”면서도 “(주검찰과 법원은) 다른 연방사건과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을 진행하는 데 대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조지아주 사건은 트럼프를 기소한 특별검사와 동료 검사의 불륜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행이 안 되고 있다. 현재 불륜 의혹을 받는 파니 윌리스 검사장의 자격을 박탈하는 항소심이 본안 재판과 별개로 진행 중이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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