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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트럼프 "무관세 끝"…'멕시코 투자' 기업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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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멕시코·캐나다 무관세 협정 혜택 노린 제조 공장 멕시코에 다수 위치

미국서 멕시코産 제품에 다시 관세 부과시 현지 진출 국내 기업들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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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 변화에 대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하기 위해 멕시코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 승리하면 멕시코산(産) 제품에 주는 관세 면제 혜택을 폐기하겠다고 엄포했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미국의 최대 무역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발언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1기 정부 때도 멕시코와 갈등을 빚었던 전례 등을 감안하면 멕시코에 제조시설을 갖춘 우리 기업들에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 최대 투자 아시아 국가는 일본…다음은 한국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 기아차, HL만도, LG이노텍, 현대모비스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멕시코 진출 기업 간담회'를 열고 미국 신정부의 멕시코 통상 정책 변화에 대비해 우리 진출 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사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 신정부가 멕시코에 대한 무역 장벽을 강화할 태세인 가운데 미국 수출 전초 기지로 멕시코 투자를 늘린 한국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멕시코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 등 2천개가 넘는다. 한국의 대(對)멕시코 투자 금액도 2020년 3억 400만달러(약 4275억원.한국수출입은행)에서 지난해 7억 5400만달러(약 1조 604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멕시코 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두번째로 많이 멕시코에 투자하고 있는 국가다.

멕시코에 투자가 집중됐던 이유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기업들은 미국과 비교해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월등하게 저렴하면서도 미국산 제품처럼 인정받을 수 있는 멕시코 생산시설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멕시코시티무역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CD와 LED 등을, LG전자는 TV와 냉장고, 오븐 등을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기아와 포스코 등도 자동창과 철강재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에는 현대 모비스와 현대 글로비스 등 자동차부품 생산 공장도 다수 위치해 있다.

트럼프 '멕시코産 무관세 폐기' 엄포에 멕시코 진출 기업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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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연일 '멕시코 때리기'에 나서며 양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후 USMCA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도 "멕시코는 미 행정부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준비가 돼 있거, 미국에서 관세를 부과한다면 우리도 관세로 대응해야 한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하는 등 '강 대 강' 대치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멕시코에 대한 무관세가 폐지될 경우 관세는 고스란히 생산원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멕시코에서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새정부가 관세를 큰 폭으로 올리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멕시코 경제부에 따르면 2006~2023년 누적 기준 멕시코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한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 투자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무관세 조치를 철회할 경우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에게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국경 장벽 설치 등을 두고 멕시코를 압박하다 다음해인 2018년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이에 대해 멕시코 정부가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나서자 북미자유무역협정 양자 협상 타결로 사태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당시 미 가전업계의 청원을 받아 국외 기업의 세탁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가동한 점 등을 고려해보면 미국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전략을 면밀하게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기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지난 집권 당시를 떠올려보면 했던 말이 모두 현실화 되진 않았다"며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관세 변경이 공식화 되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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