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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늦어지는 K2 폴란드 2차 계약… 현지선 “비싸다” 여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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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생산하는 K2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절차가 길어지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현대로템은 2차 계약 물량부터 폴란드 군의 요구에 맞춰 성능을 개량하고 일부는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지만, 초기 수출 모델보다 가격이 높아지면서 협상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2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 2022년 8월 K2 전차 180대를 수입하는 4조5000억원 규모의 1차 계약을 현대로템, 방위사업청 등과 체결했다. 이후 연내 계약 체결을 목표로 2차 계약 관련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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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의 K2 전차. /현대로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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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계약분인 180대는 K2GF(K2 Gap Filler)로 불리며, 한국 육군이 사용하는 장비와 동일한 사양으로 현대로템 창원사업장에서 생산해 폴란드에 납품하고 있다.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방력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현대로템은 내년까지 1차 계약분 납품을 마칠 계획이다.

2차 계약이 체결되면 성능 개량형 모델인 K2PL(K2 Poland)이 납품된다. 이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전투 양상에 따라 새로운 기술적 요구사항이 발생하면서, 폴란드 군이 요청한 각종 장비가 추가된 제품이다.

폴란드 측은 K2PL에 적군의 대전차 무기를 탐지·파괴하는 하드킬 능동방호장치(APS)와 상부에 장착된 포탑을 무인화할 수 있는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의 탑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에 장갑을 덧대 방호력을 높이고 적군의 드론 공격을 방해하기 위한 재머(전파교란장치·Jammer)도 추가될 전망이다. K2 전차의 구체적인 단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각종 장치가 추가되고 현지 생산 조건이 달리는 K2PL의 가격은 K2GF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현지에서는 K2PL의 가격이 비싸다는 일부 여론도 나오고 있다. 폴란드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Rzeczpospolita),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 등은 “K2 전차를 폴란드화하는 데 드는 가격은 수십억즈워티(폴란드 화폐· 1즈워티는 약 3.4원)에 달한다. PGZ(폴란드 국영방산그룹)는 공장 개조, 생산 라인 구축, 직원 교육 등에 발생하는 비용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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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폴란드 K2 전차 모습. / 현대로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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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의 성능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즈난 육군 훈련 센터의 라파우 가웬제프스키(Rafał Gałęzewski) 대위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K2는 효과적이고 기동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 2.7㎞ 거리의 표적도 정확하게 사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미국 에이브럼스 전차와 비교해도 연료 사용량이 적고, 사격 통제 시스템이 훨씬 우수하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2차 계약 시 현대로템의 수주 규모를 6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유동 KB증권 연구원은 “차체에 능동방호장치(APS)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군의 K2 전차 4차 양산 사업 규모가 약 30% 증액된 것을 감안하면, 폴란드 2차 계약분 역시 K2 180대(약 5조8000억원)와 기타 장비(약 3900억원) 등을 포함해 6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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