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Q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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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tvN을 노렸던 아이에이치큐(IHQ)가 조만간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다. 지난해 회계감사인이 회사로부터 감사를 하기 위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의견 거절’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그간 IHQ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했으나, 추가 자금 조달은 없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HQ에 대한 상장폐지 심사를 진행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는 빠르면 금주 중,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12월 2일) 열린다. 이달 11일 IHQ가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개선계획을 이행했는지에 대한 심의요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심의요청서를 받으면 15거래일 이내에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
IHQ는 배우 전지현, 정우성이 소속됐던 싸이더스HQ를 흡수합병한 회사다. 2014년 CU미디어까지 끌어안으면서 케이블 채널 사업도 했다. 콘텐츠 제작과 투자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사세를 키운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IHQ는 2022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받았다. IHQ를 감사한 삼일회계법인은 “회사의 투자 및 자금 거래와 관련해 거래의 정당성, 취득 금액 및 손상차손 금액의 적정성 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인의 감사 의견 거절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다. 즉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으로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이어진다.
IHQ는 지난해 거래 정지된 후 이사회를 대거 물갈이했다. 김형철 대표를 오준 대표로 바꿨고, 이사 7명 중 5명을 교체했다.
또 거래 정지 기간 IHQ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세 차례 단행했다. 무상감자란 자본금을 줄이는 것으로, 대개 누적 결손금이 커진 회사가 자본금 규모를 줄여 결손금을 떨어내기 위해 진행한다. 2022년 말 기준 IHQ의 당기순손실은 1121억원이었는데 그다음 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 당기순이익은 375억원이었다.
IHQ와 같은 코스피 기업은 기업심사위원회와 상장공시위원회 심의 등 총 두 단계를 거쳐 상장폐지 심사를 받는다. 하지만 IHQ는 2022년에 이어 2023년 사업보고서에서도 의견 거절을 받으며 2년 연속 감사 의견 요건을 맞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는 건너뛰고 곧바로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받게 됐다.
IHQ의 조치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에서 인정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IHQ가 외부로부터 투자 자금을 조달받아 경영 지표가 극적으로 개선된 게 아니라서다. 당기순이익이 나긴 했지만, 연속성이 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심사 때)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IHQ가 소속된 KH그룹의 상장사는 모두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KH그룹의 상장사는 IHQ, 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장원테크 등 총 5개인데 현재 모두 거래 정지 상태다. 재무제표 감사 의견 거절 또는 감사 범위 제한으로 한정 의견을 받았다.
다만 일주일 안에 IHQ의 상장공시위원회가 열린다고 해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나는 것은 아니다. 추가적인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상장공시위원회는 추후 재심의를 할 수 있다.
김정은 기자(xbookleader@chosunbiz.com);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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