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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포스코·현대제철… 파업 위기에 지역경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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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사 간 임금협상 결렬

현대제철도 임단협 지지부진

경기침체 속 공장 셧다운 잇따라

포항 시민들 “파업만은 절대 안돼”

“포항제철소의 파업만은 절대 안 됩니다.”

경북 포항 중앙상가에서 자영업을 하는 안모(52)씨는 2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파업을 전제로 찬반투표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의 파업이 지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불 보듯 뻔한 만큼 파업만은 절대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의 경제 중심축인 포스코에서 노사 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포스코는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노사가 함께 이번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일시금 600만원을 포함하는 회사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약 25만원) △격려금 300% △자사주 25주(약 750만원) △복지사업기금 200억원 등을 요구하면서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사가 지난 9월부터 임단협 단체교섭을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파업 찬반투표 결과 90% 이상의 노조원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이러한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몇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포항의 지역경제는 대기업들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대기업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제품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설비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발시키고, 결국 기업은 경쟁력을 잃어 존폐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 및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해 포스코는 지난 9월30일 1제강 공장을 셧다운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는 1선재 공장마저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 또한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경영악화로 인해 지난달 14일 포항2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포항 시민들과 관련 기업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포항철강공단 관계자는 “현대제철, 포스코에서 단 한 개 공장만 문을 닫아도 철강공단 기업들은 직격탄를 맞게 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포항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 양측이 한 걸음씩 물러서서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 전반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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