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러브호텔. [CN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매춘의 장소로 여겨졌던 일본의 러브호텔도 이색적인 여가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CNN은 지난해 일본 전역의 러브호텔을 주제로 로드 트립을 진행한 프랑스 사진작가 프랑수아 프로스트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프로스트는 로드 트립을 통해 방문한 약 200개의 러브호텔에 관해 설명했다.

프로스트는 방문했던 “상당수는 성 모양의 외관을 하고 있었고 우주선, 보트, 커다란 고래 등의 모양도 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러브호텔. [CN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대부분의 러브호텔에는 창문이 없거나 가짜 창문이 있었다”며 “셀프 서비스 체크인 등을 통해 프라이버시도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58년 일본 정부가 매춘을 불법화하자 러브호텔이 매춘업소 대체 시설로 호황을 누렸다”면서도 “오늘날 러브호텔은 성매매 산업이나 불륜과 관련이 있기보다는 주로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부부를 주 고객으로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일본의 젊은 층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러브호텔에 방문하고 있다”며 “요즘에는 성관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노래방, 나이트클럽 같은 여가 시설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러브호텔. [CN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대 러브호텔 형태는 1960~1970년대 시설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나타났다. 러브호텔 소유주들은 한눈에 건물의 기능을 알 수 있게 하면서 일반 호텔과 차별화하고자 했다. 성(聖) 모양의 러브호텔은 1970년대에 가장 유명했던 러브호텔 중 하나인 ‘메구로 엠퍼러’에서 비롯됐다. 유럽의 성을 닮은 이 건물은 이후 일본 전역에 성을 테마로 한 러브호텔 유행을 선도했다. 이후엔 프랑스 시골집, 열대 해변 클럽, 알라딘 스타일의 건물, 양파 모양 돔이 있는 아라비아 궁전 등 다양한 외관의 호텔들이 생겨났다.

이처럼 다른 건물과 구별되는 러브호텔의 외관은 1990년대 들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 통과된 법안에 따라 러브호텔에 경찰의 관할에 놓이게 됐고 러브호텔로 분류되는 것을 피하려고 눈에 덜 띄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객실 내에 있던 회전식 침대나 대형 거울을 없애는 것도 법적 분류를 피하는 방법의 하나였다. 프로스트는 러브호텔은 한국과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비교적 흔하며 일부 호텔이나 모텔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