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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000270)는 국내 유일의 군용 차량 제작 기업이다. 1973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50년간 한국군 표준 모델을 만들어내며 기술을 축적해왔다. 군용 차량 개발 전문 연구소를 운영하며 전용 생산 설비와 체계를 갖췄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 군용 차량 시장에서도 수주를 잇따로 따내며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폴란드·필리핀·칠레·말리 등 30여개국에 물량을 공급 중이다.
기아는 10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 2024)에서 ‘중형표준차 5톤(KMTV)’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량은 수심 1m 하천, 60에 달하는 경사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병력 25명 또는 화물 5~10톤 수송이 가능해 뛰어난 기동성과 수송 능력을 발휘한다. 전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편의사양도 장착했다. 기아는 내년부터 해당 차량을 국군에 공급할 예정으로 플랫폼 기반 샤시 구조로 개발돼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하다.
기아의 KMTV 개발은 기존 주력 제품인 소형전술차량 ‘KLTV’의 진화된 형태다. 소형전술차는 225마력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 속도는 130km/h다. 강력한 동력 성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군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최대 8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2015년 개발을 완료한 KLTV는 이듬해 한국 육군에 공식 배치된 이후 칠레,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에 수출됐다. 지난해 8월에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와 KLTV 4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총 2억7000만유로(약 4000억원)에 이른다. 기아는 KMTV를 KLTV를 잇는 차세대 주력 수출 차량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미래 연료인 수소를 이용한 차량도 개발 중이다. 최근 공개된 '수소 ATV'는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친환경 경전술차량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발열과 소음이 적어 적에게 노출될 위험을 줄이고 보다 신속하고 안전한 군의 이동을 돕는다. 특히 루프와 도어를 제거한 경량화 차체로 항공 수송이 가능해 뛰어난 기동성과 작전수행능력을 토대로 적지 종심 침투작전 등 군의 원활한 임무 수행과 이동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연료전지 멀티콥터 드론'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배터리만을 기반으로 한 일반적인 UAM(도심항공교통) 기체와 달리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동시에 이용하면서 먼 거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드론은 지난해 2월 국내 감항인증 기준을 통과해 수소연료전지 항공기로 정식 등록되기도 했다. 감항인증은 정부 기관으로부터 항공기가 비행에 적합한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는지 검증받는 절차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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