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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우크라, 트럼프에 설득 작업 나선다…"지원 계속하는 게 경제적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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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원이 트럼프 강점을 보여준다는 점 강조해야"

설득 책임 짊어진 젤렌스키, 천연 자원 지렛대로 사업가 트럼프 상대

뉴스1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우)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2024.09.2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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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한 2기 트럼프 정권의 출범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와 기업들은 자국을 지원하는 것이 트럼프의 정치적 목표에도 이득이라고 설득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에게 자국을 지원하는 것은 '자선'이 아닌 경제적·지정학적 기회라는 점을 확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사업가 출신으로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적 접근 방식을 반영한 전략이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측근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너무 큰 비용을 치르게 한다며 신속히 종식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정권에서 지원이 끊기고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뺏긴 채로 종전하게 될까 우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정권 출범에 아예 희망을 버린 것은 아니다. 기존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면서도 지원 속도가 느려 우크라이나 정부 일각에서는 불만이 쌓인 상태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란 신중한 낙관론마저 퍼지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부정적 발언은 덮어두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판매한 첫 번째 미국 지도자라는 타이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기 트럼프 정권 당시 우크라이나는 미국산 재블린 미사일을 구입했는데, 이는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는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리가) 미국에게 받은 첫 무기는 우크라이나를 미워하는 대통령으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긍정적인 변화의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트럼프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목표가 강점을 드러내고 결국 '나는 바이든보다 낫다, 바이든은 실패했고 나는 (전쟁을) 끝냈다'고 말하는 것이라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팔아넘기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길이 아니다"고 했다.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힘을 통한 평화"를 포함한 몇 가지 정책을 제시했다. 볼로디미르 아리예우 야권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원조로 우크라이나에 쓴 모든 돈을 확인할 것"이라며 그가 우크라이나에 반대한다기보다는 바이든 행정부와 더 큰 불화를 안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먹히는 것을 막는 것이 직접적 이익이 될 것이다. 왜냐면 이것(전쟁)은 전 세계 안보 감독관이라는 미국의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정치적 실용주의와 맞닿아 있음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가 푸틴 같은 사람과 어울리려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예전과 상황이 달라진 면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자와 정부효율부 수장 지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타링크 최고경영자(CEO)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조롱해 왔다.

전문가들은 공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라좀의 스콧 컬리네인은 "그는 트럼프와 개인적으로 대화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나 인물이 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초, 미 대선이 끝난 직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를 나눴다.

설득의 지렛대는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천연가스·리튬 등 자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이 유럽에서 천연가스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리튬 등 광물이 마이크로칩·전기 자동차 산업에 잠재적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를 운영하는 머스크의 입장에서도 흥미로울 수 있다고 WP는 짚었다.

산업 전문가 볼로디미르 바시우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총 1500만 대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리튬이 있지만, 그중 한 곳은 이미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고 또 다른 곳은 전선 근처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CEO 등은 이런 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조만간 직접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 공화당 일부는 이미 전향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앞서 폭스 뉴스에 우크라이나는 수조 달러 규모의 희토류 광물 본거지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리와 거래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니 러시아가 그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말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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