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시·도 모두 폐·휴업>신규 개업
"농지·상가 등도 거래 막혀 폐업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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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2678명으로, 지난해 2월 11만7923명으로 집계된 이후 20개월째 감소했다. 2020년 9월 처음 11만명을 돌파한 뒤 2022년 말 11만8000명을 넘어섰던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무려 4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새로 문을 연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전월보다 총 100여곳 늘었지만, 폐·휴업 증가 폭이 이보다 컸다. 17개 시·도에서 모두 폐·휴업이 신규 개업 수를 앞질렀다. 협회가 조사를 시작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신규 개업 수는 폐·휴업 수보다 항상 많았으나, 지난해 처음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연말까지 집계가 두 달 더 남은 상태에서 폐·휴업 수가 개업 수를 이미 앞질러 지난해와 같은 양상을 띨 것으로 협회는 예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매매 관망세, 거래 절벽에서 기인한다. 최근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9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부동산 거래량은 총 7만1217건으로 8월(9만1139건) 대비 21.9%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올해 5~8월 아파트 거래가 증가했는데 이는 강남권 중심으로 반짝 늘어난 것일 뿐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5290건에서 7월 9195건으로 증가했다가 9월 3111건으로 급감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방에 미분양 적체가 심하고, 서울만 해도 강북과 강남 간 온도 차가 큰 상황이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한 정부 대책도 거래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임대차 시장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전세는 호가만 오르고 매물은 없다"며 "강남 아파트 거래 등 국지적인 활황만 보고 전체 시장을 판단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의 경우 법 개정으로 외지인이 소유하기 어려워졌고, 자영업자 폐업이 늘면서 상가·점포 거래도 죽었다"며 "전방위 매물 잠김 현상에 공인중개사들은 당분간 폐업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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