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IRA 보조금 폐지 시 주 차원의 친환경차 지원 재도입 제안
‘보조금 폐지 찬성’ 머스크, 테슬라 제외에 즉각 반발
‘보조금 폐지 찬성’ 머스크, 테슬라 제외에 즉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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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더라도 캘리포니아주는 계속 전기차 구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테슬라 전기차는 캘리포니아주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찬성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계획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뉴섬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앨 경우 캘리포니아가 과거에 시행했던 친환경차 환급 제도의 재도입을 제안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섬 주지사는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세액공제를 없애면 개입해 캘리포니아에 깨끗한 공기와 친환경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강화하겠다”며 “우리는 친환경 교통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차량의 운전을 더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 차원에서 전기차 구매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뉴섬 주지사 사무실은 블룸버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방안에는 테슬라의 인기 전기차 모델을 제외하는 시장 점유율 제한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 사무실은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도 제외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의 친환경차 환급 누락 가능성을 포함한 세부 사항은 주 의회와 협의할 예정이며 변경될 수 있다고 뉴섬 주지사 사무실은 덧붙였다.
트럼프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찬성했던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블룸버그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뉴섬 주지사의 제안이 “미쳤다(insane)”고 비난했다.
차기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는 정부 예산을 최소 2조달러(약 2800조원) 삭감하겠다면서 연방 전기차 보조금이 없어져도 괜찮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진 먼스트 딥워터자산운용 매니징 파트너는 캘리포니아의 제안에 대해 “테슬라의 뺨을 때린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머스크 CEO와 뉴섬 주지사는 수년 동안 대립각을 세워 왔다.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정치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2021년 테슬라의 본사를 텍사스로 이전했다.
머스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테슬라의 프리몬트 공장을 폐쇄하라는 주 정부 명령을 “파시스트”라고 부르며 분노했다. 머스크가 본사 이전을 발표했을 때 뉴섬 주지사는 테슬라가 성공의 일부를 캘리포니아에 빚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캘리포니아주의 이번 제안이 “민주당의 차기 대권 잠룡인 뉴섬 주지사와 공화당의 강자 머스크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캘리포니아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동안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주 충돌했다. 뉴섬 주지사는 재생산권, 기후, 이민 등의 문제에 대한 주 정부의 정책을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대비 중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무공해 자동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환급 제도를 운용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원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따르면 총 14억9000만달러(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기차 59만4000대 구매를 지원했으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CO2e·이산화탄소 환산량) 390만톤과 미세먼지(PM) 195톤을 줄였다.
캘리포니아는 전기차 전환에 앞장서 왔으며 미국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은 도시 5개가 모두 캘리포니아에 있다. 주(州)는 2035년까지 새로 판매되는 모든 승용차와 경트럭을 무공해 차량으로 할 것을 의무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 캘리포니아가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연방 기준보다 엄격하게 설정하는 것을 막으려고 했으며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보수 정책을 주에 강제하지 못하게 하겠다며 가장 먼저 저항의 깃발을 든 민주당 소속 주지사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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