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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유럽 현지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 중인 국내 배터리 3사가(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스볼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낮아 큰 변수는 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없지 않습니다.
◆ 노스볼트, 자금난에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노스볼트가 미 텍사스 남부 파산법원에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 파산보호 신청을 제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노스볼트의 가용 현금은 3000만 달러(약 420억원)에 불과했고 부채는 58억 달러(약 8조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노스볼트는 2016년 테슬라 출신 임원 피터 칼슨이 설립했고, BMW, 폭스바겐, 볼보 등으로부터 150억달러(약 21조원)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분포돼있는 유럽 내에서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2021년부터 자체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 신생 업체입니다. 하지만 수율 문제로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전기차 시장 둔화와 아시아 배터리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재무 상태가 악화됐습니다.
지난 6월 BMW가 배터리 품질 문제로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습니다. BMW는 계약사를 노스볼트 대신 삼성SDI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SDI 측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삼성SDI 배터리 전시. [사진=임해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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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배터리 전시. [사진=임해정 기자]◆ K-배터리 '반사익'?... 영향 '미미' 반론도
업계에서는 유럽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마련해 둔 한국 배터리 기업에 반사 이익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삼성SDI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노스볼트의 주요 투자자인 폭스바겐은 배터리를 아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의 80%에 각형 통합 배터리셀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형 배터리 제조사에게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에서 각형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SDI입니다.
하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없지 않습니다. 배터리 시장에서 노스볼트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배터리 3사 모두 탑 5위권에 안착했습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일본 파나소닉이 10위권 내에 자리했으나 노스볼트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노스볼트 자체가 배터리 양산에 어려움이 있었고 기존에 확보해둔 공급 물량도 크지 않다"며 "노스볼트 파산으로 인한 수혜가 없다고 볼 순 없으나 국내 배터리 3사가 자체적으로 조 단위 수주를 따낼 수 있는 역량이 되기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상황을 반전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유럽 배터리 업체 찬바람…K-배터리 '기회'
직접적인 수혜는 적다하더라도 유럽 배터리 업계의 침체는 K-배터리 업계에는 '기회'입니다. 그간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생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스볼트와 같은 신생 배터리 업체에 지분 투자를 했습니다. 노스볼트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생산되고 있는 신생 배터리 제조사들까지 연쇄적인 파산으로 이어지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에는 스카니아, 폭스바겐, 벤츠, 르노, 등 유명한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분포돼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노스볼트의 생산능력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면 기존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노스볼트의 배터리를 공급받으려 했을 것"이라며 "노스볼트가 향후 수주했을 물량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되며 잠재적인 수요를 놓쳤다고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시장 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2019년 51.9%, 2021년 70.6%까지 상승했고 지난해 54.9%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삼성SDI와 SK온은 헝가리,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서 각각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또 유럽은 중국산 배터리가 확대되는 걸 경계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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