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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만에 구조 완료"…안산 이어 화성 모텔화재 피해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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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하며 119대원 층별 사전 지정…고난도 3층에는 구조대 투입

신고 모텔직원 비상벨 작동 지시…"부천 호텔화재 후 반복훈련 성과"

(화성=연합뉴스) 강영훈 김솔 기자 = 지난 25일 발생한 경기 화성 모텔 화재는 늦은 밤 숙박시설에서 일어났는데도 불구, 단 1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아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방당국은 앞서 지난 8월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이후 훈련을 강화하고 반복한 결과가 점차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 봉답읍 모텔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ol@yna.co.kr


26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8분 화성시 봉담읍 왕림리 소재 모텔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모텔은 지상 4층~지하 1층의 연면적 889㎡ 규모로, 3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어 자칫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출동 지령을 받은 화성소방서 대원들은 이숭구 지휘팀장(소방경)의 지휘 아래 현장에 나가면서부터 인명 구조 작업의 큰 그림을 그렸다.

이 팀장은 1층은 봉담 119안전센터, 2층은 팔탄 119안전센터, 3층은 화성소방서 구조대를 각각 투입키로 하고, 지휘 내용을 전파했다.

층별로 구조 작업을 펼칠 대원을 사전 지정해 같은 대원이 2개 층을 수색하거나 서로 다른 대원이 같은 층을 수색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4층의 경우 옥상층이어서 객실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의 최상층이자 구조 난도가 높은 3층에 구조대가 들어가기로 했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신고 접수 1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곧바로 맡은 구역으로 진입, 단 10분 만에 구조 작업을 완료했다.

대원들은 총 6명의 구조자 중 2층 객실 창문에 있던 2명을 사다리를 전개해 구조했고, 다른 4명은 객실 등에서 발견하고 공기 호흡기를 씌워 업거나 부축해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데리고 나왔다.

대원들은 1차 수색으로 건물 안에 더 구조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으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후에도 4차례나 추가 수색을 이어갔다.

다행히 추가 구조 대상자는 없었다.

이 팀장은 "모텔의 경우 숙박 명부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 안심할 수 없었다"며 "총 5차례 수색을 했으나, 1차 수색으로 구조한 인원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 밖에 16명의 투숙객은 스스로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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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봉답읍 모텔 화재 현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ol@yna.co.kr


출동에 앞서 소방당국은 화재를 신고한 모텔 관계자에게 비상벨을 작동해달라고 요청했다.

모텔 측은 곧바로 비상벨을 눌렀고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비상벨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 덕분에 불이 난 사실을 안 투숙객들은 재빨리 건물 밖으로 빠져나와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투숙객 22명 중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기투숙객이어서 모텔 구조를 잘 알고 있었다는 점도 피해 규모를 줄이는 데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화재가 늦은 밤 발생한 데다 숙박 시설이었기 때문에 자칫 깊은 잠이 들어 불이 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었다"며 "이에 신고자에게 비상벨을 강제 작동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비상벨은 구조 작업에 돌입했을 때도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고 했다.

불이 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으나, 법규 위반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감지기 및 소화기 등은 비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서는 지난 8월 7명의 사망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이후 강화한 훈련의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화성소방서의 경우 매주 에어매트 전개 훈련을 하고 있으며, 모텔 화재에 대비한 실전 훈련도 부천 화재 후 지금까지 6차례 진행했다.

이 팀장은 "모텔 화재에 대비해 청사에서 기초 훈련을 한 뒤 실제 영업 중인 모텔에서 실전 훈련을 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며 "반복 훈련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새벽 안산 소재 모텔이 입점해 있는 상가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소방당국은 외벽 유리창을 깨고 연기를 빼며 진입해 투숙객 포함 52명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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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상가 건물의 깨진 유리창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young86@yna.co.kr


소방당국은 이때에도 부천 호텔 화재 이후 지속한 훈련과 토론이 성공적인 구조 작업의 밑거름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화성 모텔화재로 인해 1명이 중상을, 14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는 50대 중국인으로, 2층 객실 내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카운터 뒤편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모텔 관계자의 진술 및 합동 감식을 토대로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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