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스위티’라 부르며 딸처럼 대해
공식 직함 없이 정보 흐름 통로 역할 전망
2020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 연설을 하고 있는 나탈리 하프. 하프 ‘X’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문고리 권력’을 가질 인물로 극우 케이블방송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에서 진행자로 일했던 나탈리 하프(33)가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휴대용 프린터, 보조 배터리, 종이 등을 들고 항상 트럼프 당선인을 따라다니면서 당선인에 관한 각종 언론 및 소셜미디어 관련 콘텐츠를 즉각 인쇄해 건네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인간 프린터(Human Printer)’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프는 1991년 캘리포니아주의 보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주내 기독교 대학인 로마나사렛대 학사, 버지니아주의 복음주의 대학 리버티대 석사를 취득하고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의 앵커로 활동했다.
그가 트럼프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건 2019년이다. 폭스뉴스에 패널로 출연한 그는 자신이 한때 골수암에 걸렸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때인 2018년 서명한 임상시험을 폭넓게 허용한 법안 덕분에 치료를 받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며 트럼프 당선인을 칭송했다. 이 이야기에 반한 트럼프 당선인이 2020년 대선 당시 공화당 전당대회에 하프를 연설자로 초청했다. 하프 역시 2022년 3월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를 떠나 트럼프의 커뮤니케이션 팀에 합류했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특히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당선인이 골프를 치고 있을 때 골프 카트 뒤로 달려가 당선인에 관한 각종 언론 보도와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전달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그가 자주 찾는 뉴스 출처에는 극우 성향의 웹사이트 ‘게이트웨이펀딧’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하프의 충성은 숭배, 추앙 수준에 가깝다고 보인다고 NYT는 평가했다. NYT가 입수한 하프의 편지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당선인을 “당신은 내게 중요한 모든 것(You are all that matters to me)” “내 삶의 수호자 겸 보호자”라고 썼다. 트럼프 당선인 또한 하프를 ‘스위티(Sweetie)’ 등으로 부르면서 딸처럼 대한다고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그의 문고리 측근으로 불리는 나탈리 하프. 하프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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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하프의 존재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백악관에서 잠재적으로 영향력 있는 역할에 나설 준비를 갖췄다고 NYT는 진단했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일대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해지는 정보 흐름의 통로 역할, 당선인의 소셜미디어 콘텐츠 생성을 도울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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