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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美백악관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타결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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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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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휴전이 임박했으며 최종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이 중재한 휴전안에 헤즈볼라가 동의한 가운데 26일 열리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가 최종 관문이 될 전망이다. 만일 이날 휴전을 승인하면 양측은 416일 만의 전투 끝에 휴전에 합의하게 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휴전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타결에) 근접했다고 믿는다”면서 “논의가 건설적이었으며 휴전을 위한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모든 것이 완료될 때까지 아무것도 완료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협상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휴전안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60일간 과도기를 갖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중남부 리타니강 이남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 역시 리타니강 북쪽으로 중화기를 옮기자는 것이다. 이후 양측이 국경 확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관리위원회가 휴전안이 잘 이행되는지를 감시하기로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6일 안보 내각을 소집해 해당 휴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타결이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나 미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골라인에 있지만 아직 넘어서지 못했다”며 “이스라엘 내각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항상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은 교착 끝에 중단된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황폐화한 후 최근 레바논에 전력을 집중해 왔다. 전쟁이 14개월째 이어지며 이스라엘이 치를 전쟁 비용이 급증하자 정부 안팎에서 ‘충분히 성과를 냈으니 헤즈볼라와 전투를 중단하자’는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헤즈볼라의 무기 공급선을 차단하기 위해 최근 시리아 본토 공격을 실시했으나 시리아와 이라크로 전선이 확장될 거란 우려 또한 큰 상황”이라고 AP통신에 전했다.

전쟁 지속을 위해 하레디(초정통파 유대교도) 징병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이스라엘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배경으로 보인다. 연정 내 극우 정당은 하레디 징병과 전쟁 중단에 모두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가 최근 하레디 7000명의 징집을 승인하며 압박에 나서자 양측이 징집 중단을 대가로 협상에 나섰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브라함 협정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기 주요 업적으로 꼽는 이 협정을 통해 2020년 9월 중동 왕정국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중동 지역에 진정한 안정을 가져올 조치를 마련할 적기”라며 “불과 4년 전 백악관 잔디밭에서 중동에 평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꽤 짧은 시간 안에 우리를 그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같은 날 뉴스위크는 “사우디 현지 전문가들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미국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라’는 협상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며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 협상이 무산된 전후로 중동 정세는 크게 달라졌다. 사우디는 지난해 3월 중국 중재로 이란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는 미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빈살만 왕세자 역시 안정적인 집권을 위해 아랍권 젊은 층에서 특히 중시하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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