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버스서 두 차례 흡연… 기사 제지
경찰 신고하자 운전석 다가와 방뇨
버스기사, 안면 폭행으로 전치 2주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한 시내버스 안에서 승객이 버스기사를 향해 방뇨하고 있다. 한문철 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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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술에 취해 시내버스에서 담배를 피운 뒤 자신을 제지하는 버스기사를 향해 방뇨를 하고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사건을 소개한 한문철 변호사도 "제게 10만 개 영상이 있으나, 이런 것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담배 피우지 말라 했다가 소변 테러당한 버스기사'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피해 버스기사의 회사 동료였다.

버스 승객, 기사 제지에도 두 차례 흡연

버스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건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발생했다. 당시 버스엔 가해 남성 A씨를 포함해 승객이 6명 정도 탑승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맨 뒷자리에 앉아 돌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블랙박스엔 버스기사가 뒤편으로 가 담배 피우는 승객을 제지하는 듯한 모습과 앞좌석 승객이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흡연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버스기사는 이때 경찰에 신고한 후 A씨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러자 A씨는 운전석 쪽으로 다가와 돌연 바지와 속옷을 내리더니 기사를 향해 방뇨를 했다.

버스기사가 남성을 막기 위해 밀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자 A씨는 그의 안면을 구타했다. 버스기사는 얼굴에 멍이 들고 이마에 피가 흐르는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한다.

제보자는 "신고 후 5분 만에 경찰이 출동해서 경찰에게 (승객을) 인수(인도)하고 도저히 운행은 하지 못해 그냥 회사로 복귀했다"며 "제발 운수 종사자를 폭행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한 변호사에게 일반 폭행이 될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적용 대상인 '운행 중인 운전자 폭행'에 해당할지 질의했다.

한 변호사 "특가법 다툼 소지… 운전자 폭행은 해당"

승객 A씨(빨간 원형)가 지난 19일 오후 11시쯤 버스 내에서 담배를 피우자 버스기사(노란색 타원형)가 이를 제지하고 있다. 한문철TV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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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폭행이라면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그친다. 그러나 특가법에선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을 가중처벌하는 조항이 있다. 운전자가 여객의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에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운전자 폭행으로 인해 승객이나 보행자 등 다른 사람이 다쳤을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한 변호사는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상태가 아니어서 특가법에서 정한 운행 중의 운전자 폭행일지, 일반 폭행일지 다툼의 소지가 있다"며 "어느 쪽이든 운전자 폭행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술에 취했어도 어디를 향해 소변을 보는지 알 정도면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경찰에 신고하니까 기분 나빠서(저런 것이다). 그냥 용서해선 안 되겠다. 해외 토픽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영상은 6만 회 이상 조회되며 공분을 낳고 있다. 누리꾼들은 "버스기사에게 뭐 하는 짓이냐. 볼수록 화가 난다", "진짜 해외 토픽감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냐. 엄벌해야 한다", "특가법 적용해서 구속해야 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