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6명… 이번엔 상업·한일은행 '순번제' 구도 깨질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번엔 한일은행 차례' 관측속… 구태 문화라는 부정적 인식도 커

디지털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임하기 위한 레이스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후보군이 6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각 3명씩인 만큼, 향후 누가 우리은행장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는 조 행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기를 이어가는 데 있어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검찰은 조 행장이 사후 위법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당국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의심하는 중이다.

자추위원들은 차기 행장을 낙점하고자 지난 9월 27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후 외부 전문가 인터뷰,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 롱 리스트와 숏 리스트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압축된 후보는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 등 6명이다.

당초 평화은행 출신인 기동호 기업투자금융부문 집행부행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등 다른 인사들도 차기 은행장 후보로서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후보군이 압축되는 과정에서 명단에서 빠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이 각 3명이라는 사실이다.

김범석 부행장과 박장근 부행장, 조세형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며 이정수 부사장과 정진완 부행장, 조병열 부행장은 한일은행에서 은행 커리어를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다음 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행장이 상업은행 출신인 만큼, 차기 행장 선임에 있어 출신 안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19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다. 출신 성분이 다르기에 두 계파간 갈등이 각종 내홍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된 까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통합되기 전 각 은행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인물들이 아직 우리은행에 남아있어 계파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지주 입장에서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출신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자추위가 계파를 고려하지 않고 차기 행장을 선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오랫동안 통합은행으로서 민영화되지 못해 분파적 문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지 않으면 우리금융이 바로 설 수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단순히 행장을 번갈아 선임하는 것만으로는 계파 갈등이 종식될 수 없다는 뜻이다. 임 회장이 직접 파벌문화의 종식을 선언한 만큼, 차기 행장은 계파가 아닌 다른 기준에 의해 선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임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문제로 인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이 검찰과 당국 눈밖에 나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출신을 따져가며 은행장을 선임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발표 시점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말을 아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마 이번주쯤 차기 행장을 발표할 것 같다"며 "구체적인 날짜나 후보 여부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