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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트럼프 겨냥…"전기차 보조금 우리가 주겠다"[피플in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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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트럼프 맞서 입지 확장"

뉴스1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2024.07.04/ ⓒ AFP=뉴스1 ⓒ News1 조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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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민주당 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전기차 세액 공제를 없앨 경우, 주(州) 정부 차원에서 환급금을 약속한 것.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세액 공제를 폐지한다면 우리는 개입할 것"이라며 "우리는 깨끗한 교통 미래를 후퇴시키지 않을 것이고, 오염되지 않는 차량을 운전하는 것을 더 저렴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낮은 차량에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의 환급금을 제공했는데, 이를 부활시키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환급금에서 테슬라 등은 제외될 수 있다고 뉴섬 주지사 측은 설명했다. 주지사 사무실은 "더 많은 전기차 제조업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이번 조치의 목표"라며 "테슬라가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미친 짓"이라며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받게 되는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폐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IRA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인 치적이자 친환경 정책의 상징과도 같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바이든 행정부의 IRA 개편을 예고해 왔다.

뉴섬 주지사가 민주당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만큼,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미 정계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7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연방정부와 소송 가능성에 대비해 주정부의 소송 비용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특별 회기도 소집했다.

그는 성명에서 "캘리포니아에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가 공격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가만히 앉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민주당 우세 지역)인 캘리포니아를 민주당 지도부에 의해 망가졌다고 표현하고, "주지사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캘리포니아를 죽이려 한다"는 등 뉴섬 주지사와 대립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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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2023.11.1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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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 매체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개빈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2.0 행정부 동안 자신을 레지스탕스(저항군) 2.0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며 "뉴섬이 민주당의 대표로 대선에 출마하려면 2년(남은 임기) 동안 그 영광을 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주지사 직위에서 물러나면 정치적 힘을 잃을 것이고, 많은 전직 정치인처럼 황무지에 나가서 다시 게임에 복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스포트라이트를 되찾기 위해 온갖 홍보 스턴트를 꾸며내는 것"이라며 주지사로 재직하는 동안 최대한 치적을 쌓아야 한다고 평가했다.

1997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뉴섬 주지사는 2018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됐다.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연임에 성공할 시 3선 도전은 불가능하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했을 당시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당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조 맨친 상원의원,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 등과 함께 후보로 언급됐으나, 해리스 부통령에게 밀렸다.

스탠퍼드 대학 후버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공화당 주지사 피트 윌슨의 전 연설문 작성자인 빌 웰런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날은) 개빈 뉴섬에게는 아주 좋은 밤이었다"며 "이제 갑자기 2028년으로 가는 길이 다시 열렸다"고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역 매체 머큐리뉴스에 말했다.

머큐리뉴스는 "트럼프가 다시 한번 미국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으면서, 뉴섬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듯이 자신을 국가적 야당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UC 샌디에이고의 정치학 교수인 태드 코우서는 "캘리포니아는 블루 아메리카의 수도가 될 것이고, 그리고 조명은 개빈 뉴섬에게 밝게 비출 것"이라며 "뉴섬은 민주당이 채워야 할 리더십 공백이 있는 시기에 그는 미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진보적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섬 주지사의 전 부인인 킴벌리 길포일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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