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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한 유럽 배터리사는 전극 공급을 위해 SK온과 관련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이 제조하는 삼원계(NCM) 전극만을 공급받아 자사의 조립·활성화 공정을 거쳐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도 관련 문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양사에 대한 문의는 초기 단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대부분 동아시아 권역에 집중돼 있다. 중국 CATL·비야디(BYD) 등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한국 3사와 일본 파나소닉이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는 식으로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자체 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제조사를 육성하는 전략을 펼쳐온 바 있다.
하지만 장치 산업 특유의 막대한 초기 생산 비용과 불안정한 수율 등 기술적 이슈가 발생하면서 안정권에 들어선 기업이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난 2021년 말에는 영국 브리티시볼트가 재정적 위기를 맞으며 파산했고, 양산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던 노스볼트도 지속적인 공급 차질을 겪은 결과 유동성 위기까지 이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제조사들의 배터리 시장 진입이 더뎌지는 원인으로 전극 공정의 난이도를 꼽고 있다. 비교적 공정 난이도가 낮은 조립 및 활성화와 달리, 오랜 경험과 전기·화학적 역량이 필요한 전극 측면의 진입이 어려운 탓에 양산에도 차질이 걸리고 있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극 공정은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양·음극을 정밀하면서도 제조하려는 타입에 맞는 레시피를 구성해야해 타 공정 대비 난이도가 높다"며 "특히 이러한 화학 물질들은 이론적인 결과보다 오랜 오퍼레이팅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는 성격이 커, 단기간에 양산 준비를 마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배터리사의 국내 3사 접촉은 전극 공정에서의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자체적인 해결이 어렵자, 높은 삼원계 배터리 제조 역량을 가진 국내 배터리사의 전극을 받아 양산에 돌입하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한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핵심 거래 고객사 외 별도의 부품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극만 별도로 판매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로부터 받은 전극 외주 수주만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어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3사의 각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고정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전극 외주 판매로 일부 손해를 충당하는 방안 역시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실질적인 공급 논의로 전개된 것은 아니며 검토 진행 상황에 들어선 정도로 보고 있다"며 "이 건이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공장 가동률 회복 외 의미 있는 대량 수주나 그 이상을 뛰어넘는 이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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