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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취업과 일자리

전문가들이 본 계속고용…"정년·연금수급 연령 맞추고, 임금체계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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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연구원·고용노동부 '합리적 계속고용 방안 모색'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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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한국노동연구원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합리적 계속고용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네 번째),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왼쪽 다섯 번째),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장(왼쪽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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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허주열 기자] 2025년 한국의 초고령사회(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 진입이 확실시되면서 계속고용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의무계속고용 연령을 연금수급 연령에 맞춰 단계적으로 높이는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함께 임금체계도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이 26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서울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개최한 '합리적 계속고용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고령층의 더 많은 일자리 기회 제공이란 점에서 고령자 계속고용 확대는 중차대한 정책 방향"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고령층 일자리 기회 확대가 활동적인 고령화 사회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는 점에서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 완화를 위해 의무계속고용 연령을 연금수급 연령에 맞춰 단계적으로 높이는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성 부원장은 국제적으로 정년이 연금 연령보다 낮은 나라가 없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그는 "사회적인 합의 없는 정규직 형태의 정년 연장은 인접 연령대와 청년의 경력 상승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임금체계 개편 또는 수준 조정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전제하는 정년 연장을 시도하되, 합의가 어렵다면 정년 후 기간제 재고용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형 단계적 의무계속고용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2031년이면 인구의 절반이 50세 이상이 되는 등 향후에는 인구의 상당수를 60세 이상이 차지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매칭 효율성'을 높일 수 없는 일률적 임금 감소를 야기하는 재고용 제도나 임금피크제 같은 인위적 제도로 임금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 부원장은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 절차 수월화를 동반하는 정년 폐지 등 고령층도 역량에 맞는 일자리와 임금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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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합리적 계속고용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종합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허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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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기선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정 정년이 연금수급 개시 연령 상향과 조화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연장될 필요가 있다"며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조정 등 임금체계 개편이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기업의 여건에 따른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정년 연장 또는 재고용 중 하나의 조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년 연장 선택 시 임금 조정 등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재고용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거나 취업규칙 변경 절차의 특례를 만들어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이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이 주최하고 노동부가 후원한 토론회에서 정년 연장과 개편을 수월하게 바꾼 임금체계 변화를 연동하는 안을 전문가들이 제언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대화에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토론자로 참여한 정영훈 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정년 연장과 재고용이라는 선택지를 두고 노사가 협의해서 합의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 불가피하고 유일한 선택 대안이 아닐까 싶다"며 "충분히 논의 했음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제도로 갈지는 정치권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청년 세대의 일자리 보존'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축사에서 "청년이 가고 싶어 하는 공기업, 대기업 등의 정년이 연장되면 그곳에 가려는 청년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모순점이 있다"며 "공부도 많이 하고, 상당히 훌륭한 젊은이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못 구하고 계속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다. '그냥 쉬었음'이라는 2030세대가 70만명이 넘는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청년들의 절망을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저같이 나이가 든 사람은 정년 연장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쓰레기를 줍던지, 경비를 하던지 안 좋은 일자리를 맡아도 절박함이 있고, 그게 익숙해졌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와 다르다. 이들이 괜찮은 경험을 한번은 할 경험을, 기회를 줘야 한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없애는 건 개혁이 아니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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