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영아가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것과 관련해 산부인과 의사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혐의를 받는 청주 모 산부인과 의사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증거도 이미 확보돼 있어 이를 인멸할 우려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친부를 검사가 도망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한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달 10일 B씨 부부와 공모해 생후 1주일 된 장애 영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 부부는 지난달 3일 아이를 출산했다.

당시 아이는 한쪽 팔에 선천성 장애를 안고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이는 지난달 10일 침대에 엎드린 채 호흡이 멈춘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아이의 사망 원인을 질식사로 판단했다.

경찰은 부부를 과실치사로 입건해 조사를 시작했다.

수사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인 단서는 휴대전화였다.

경찰은 압수 수색을 한 부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한 결과 새로운 정황이 확인했다.

이 휴대전화 녹음파일에는 A씨의 목소리도 있었다.

폐쇄회로(CC)TV, 사망진단서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부부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장애를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취지로 A씨에게 항의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친모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친모를 구속했다.

경찰이 친부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부양할 자녀가 있는 점 등으로 영장을 반려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