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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트럼프 '펜타닐' 내세워 中 우회 수출로까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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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트럼프 "펜타닐 문제 해결때까지 중국산에 10% 추가 관세"
이전에 없었던 관세부과 접근 방식…中 "현실과 배치" 주장
펜타닐 문제로 멕시코까지 엮여 中 수출 우회로 타격 가해
中 호혜 의존하던 펜타닐 문제 꺼내들어 단숨에 '전세역전'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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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간) 신종 마약인 '펜타닐'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산 제품과 그 우회 수출로에 대한 자신의 첫번째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펜타닐 오남용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도움을 청하는 '을'의 입장이었다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관세 부과 이유로 내세우며 단숨에 '갑' 위치를 점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펜타닐' 문제 해결까지 중국에 고율 관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수천명의 사람들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들어와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기존 관세 외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특히 펜타닐에 대해 중국과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관세는 이들 국가가 마약과 불법 이민자들의 침범 행위를 멈출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부과를 자신의 임기가 시작하는 내년 1월 20일부터 바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표는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중국 등 타국가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이다. 또, 펜타닐과 불법 이민자 문제를 관세 부과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이전에 없었던 접근 방식이다.

특히, 트럼프 1기는 물론이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가안보' 혹은 '자국산업 보호'를 그 이유로 들었지 펜타닐 문제는 오히려 중국에 협조를 요청해야할 대상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펜타닐 문제였고,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펜타닐 원료를 제조하는 중국 화학회사를 직접 단속하기로 약속했다.

펜타닐 문제는 당시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골칫거리라는 점에서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서 선물을 준 셈이었다. 미국 공화당은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펜타닐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공세를 펴왔다.

이후 중국 공안부는 지난 9월부터 3가지 전구체(4-AP, 1-boc-4-AP, 노르펜타닐)를 포함해 펜타닐 제조에 필요한 7종의 화학물질에 대해 통제에 들어가기로 했고, 이에 미국 백악관은 "매우 가치 있는 진전"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히는 등 양국간 협조도 이뤄졌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이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발표에 대해 "중국은 미국 관련 법 집행 작전의 진전 사항을 미국에 전달했다"면서 "이 모든 것은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의 미국 유입을 묵인한다는 사고가 사실과 현실에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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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구의 화물 운송 컨테이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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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호혜 의존하던 펜타닐 문제 내세워 전세 역전

사실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그동안 중국이 '갑'의 위치였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이 자국 기업의 펜타닐 원료 공급 문제를 지적할 때마다 "누가 타인을 칼로 찔러 죽였다면 원료인 철 생산이 불법인가"라며 오히려 미국을 비판했다.

연간 7만명이 넘는 미국인이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숨지는 등 사회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중국에 대해 고강도 압박을 이어가던 바이든 행정부도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한 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펜타닐 문제를 관세 부과 이유로 내세우면서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됐다.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던 상황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고율의 관세를 계속 부과한다고 압박하는 상황으로 전환된 셈이다.

특히, 중국 뿐만 아니라 멕시코까지 펜타닐 문제로 엮은 것은 중국으로서는 뼈아픈 조치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무역 제재가 강화되자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지어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우회로로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할 목적으로 멕시코 투자에 집중해왔으며, 그 금액이 130억 달러(약 17조 6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대로라면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기업의 제품에도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사실상 수출 우회로서의 기능이 크게 저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다 중국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수입한 원재료로 펜타닐을 제조해 이를 미국으로 밀반출하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은 멕시코 정부 조차 손대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이 자국 화학기업을 단속한다고 해서 미국으로의 펜타닐 밀반입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은 해결이 요원한 펜타닐 문제를 내세워 중국산 수입품과 그 우회 수출로를 막는 동시에 중국의 호혜에 의존하던 이전 정부에 비해 더 강경하게 마약 문제에 대응한다는 이미지 구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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