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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한강 변, '초고층 아파트' 시대로···압구정·성수, 63빌딩 높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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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2구역 정비계획, 도계위에서 수정가결

압구정 6개 구역 중 속도 가장 빨라 '표준' 평가

최고 높이 250m···외곽 저층·단지 개방 조건 달려

성수 1~4지구도 최고 250m···‘재추진 기틀’ 마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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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 변에 최고 70층에 육박하는 ‘초고층 아파트 시대’가 열린다. 강남구 압구정 2구역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최고 250m 높이의 아파트 단지를 짓는 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나란히 통과했기 때문이다. 압구정 3~5구역이 심의를 앞둔 가운데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향후 한강 변 아파트 정비 계획에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25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에서 압구정2구역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안, 압구정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변경계획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성수전략정비구역(1~4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변경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도 25일 수정가결됐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1982년 준공된 압구정동 434 신현대 9·11·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은 성수동 한강 변 53만㎡의 땅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 내용이다.

정비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압구정 2구역의 최고 높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압구정 2~5구역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 지을 당시 가이드라인으로 최고 50층을 제시하면서 아파트 디자인이 뛰어나면 층수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 이에 각 구역은 자신들의 아파트를 ‘강남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최고 69~70층 계획안을 다시 수립했다. 이 중 속도가 가장 빠른 압구정 2구역의 심의 결과가 일대 재건축의 표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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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결과 압구정 2구역은 용적률 300% 이하, 최고 높이 250m 이하, 12개 동, 2606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당초 조합이 제시했던 안(최고 263.5m, 최고 70층, 2606가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심의를 통과한 것이다. 250m는 63빌딩 높이(249m)와 비슷하다. 현재 한강 변 최고(最高) 아파트인 용산구 첼리투스,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200m보다 훨씬 높다. 아파트 한 층 천정고가 3~3.3m임을 감안하면 조합 계획대로 최고 60층 후반~70층 건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수준으로 한 번에 심의를 통과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들은 한강 변 아파트 최고 높이의 ‘적정선’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의 압구정 한강 변은 판상형 아파트가 일렬로 배치돼 획일적 경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한강 변에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과한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안팎에서 제기된 바 있다. 위원들은 현재 한강 변 정비 사업이 남산 7부 능선은 가리지 않는 원칙 아래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 압구정동은 아파트지구를 제외하면 주요 주거지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최고 높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높이를 풀어주는 대신 주변과 어우러지는 ‘텐트형 스카이라인’ 및 개방형 단지를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강남·북을 잇는 동호대교의 남단 논현로 주변은 20~39층으로 낮게 계획했으며 대상지 서쪽 현대고 도로변은 25층 이하의 중저층을 배치했다. 랜드마크 동 배치를 위해 주동 디자인 특화구간을 설정했다. 공공보행통로와 입체보행교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담장은 설치하지 않도록 했다. 경로당, 어린이집, 작은 도서관, 돌봄센터, 수영장 등도 시민에 개방될 예정이다. 조합은 이를 반영해 동별 높이와 배치를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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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아파트지구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최고 높이가 250m로 정해졌다. 현재 저층 주택 및 상가가 몰려있는 이 곳은 주택용지는 300% 이하, 복합용지는 500% 이하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942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단 250m 높이는 ‘도시건축 창의혁신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을 때 허용된다. 심의에 참여한 한 도시계획 위원은 “대상지 옆에 고층 아파트인 ‘서울숲 트리마제’가 있는 데다가 삼표 부지 개발 등 인근에서 대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시장 첫 임기인 2009년에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11년 정비계획을 수립했지만 4개 지구의 재개발이 동시에 추진돼야 지을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많아 난항을 겪었다. 서울시가 2021년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동력을 얻었고, 이번 정비계획 변경으로 재추진의 기틀이 마련됐다. 1㎞ 길이의 수변문화공원,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한강데크공원으로 이어지는 공공보행로 등도 지어질 예정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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