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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스라엘·헤즈볼라, 60일간 휴전 전격 합의…하마스와도 전쟁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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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13개월 만에 포성 멈춰

국제사회, 일제히 '휴전합의' 환영

아주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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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60일간 일시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단체 하마스에 기습당하고 헤즈볼라와 교전에 돌입한 지 13개월 만이다. 이번 휴전 합의의 모멘텀을 이어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에서도 포성이 멈추게 될지 주목된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휴전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오는 27일 오전 4시부터 60일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공습과 교전이 중단된다.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에는 60일간 일시 휴전하면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의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물러나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레바논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양측 경계선) 국경 지대에는 레바논군 수천 명을 추가로 투입해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과 함께 무력충돌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번 휴전안이 타결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하며 가자지구 휴전합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휴전을 중재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내고 휴전합의를 환영하면서 “이번 합의를 완전히 이행하고 또 다른 폭력의 순환을 막는 데 이스라엘·레바논과 협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은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앞으로 미국은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상태로의 휴전을 달성하기 위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가자지구 주민들이 비할 데 없이 고통받아온 가운데 이번 합의가 너무 오래 기다려온 (가자) 휴전에 길을 내야 한다”고 적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 발표를 환영하며 양국 국민이 겪어온 고통과 파괴, 폭력을 이번 합의가 종식시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 타결은 지난 1년여간 무력 충돌로 점철된 중동 정세에 중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란의 대리세력인 ‘저항의 축’을 상대로 전선을 넓히며 동시다발로 전쟁을 수행한 이스라엘이 이번 휴전을 결단한 것은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가장 강력한 무장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 사이의 휴전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적인 전쟁 공포로 이어졌던 지역적 긴장을 상당히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이번 휴전 회담에 참여한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는 이제 헤즈볼라가 자신들과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더 이상 헌신적이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레바논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이 하마스의 인질 협상 조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 251명 중 97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전히 전쟁 재개 가능성도 남아있다. 네타냐후는 이날 영상 연설에서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휴전 이후에도) 우리는 미국의 완전한 이해 속에 레바논에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영구적인 갈등 종식을 바라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은 언제든 전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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