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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토사구팽 당할 건가"…특검 재표결 앞둔 민주, '한동훈 공세'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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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겨냥 지도부 비판↑
이재명 "정부여당 말 바꾸기 사례 찾으라" 지시도
친명계 '한동훈 특검' 주장까지…與 분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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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공세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여야 대표 회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 대표의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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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공세를 높이고 있다. 한 대표를 겨냥한 지도부의 발언 수위도 고조된 데 이어 친명계를 중심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친한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를 특검하라는 압도적 국민 명령을 외면한다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권과 함께 몰락할 일만 남았다"며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도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부부와 공존·공생하는 길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한 대표 본인이 잘 알 것이다. 특검이 부결되면 한 대표의 쓸모도 사라진다"며 "토사구팽이라고 했다. 토끼 사냥이 끝난 사냥개 신세가 돼 절멸할 것인지, 민심에 따라 특검법에 찬성 표결하고 차별화를 꾀하며 독자 생존할지 결단할 때가 왔다"라고 말했다.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재의결 때 반대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도 정권과 함께 몰락하게 될 것이고 한 대표는 보수 세력 궤멸을 자초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를 겨냥한 비판 수위가 높아진 배경에는 미묘한 관계 변화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민주당은 한 대표에 대한 비판도 어느 정도 해왔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에서 입지를 점차 잃어가는 한 대표에게 손을 내민다면 오히려 용산을 고립하거나 압박할 수 있어서다. 당대표 취임 이후 한 대표에게서 정치적 임팩트를 찾지 못한 점도 하나의 이유였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한 대표를 상대하기 까다롭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와의 2차 여야 회담을 추진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일종의 공생 관계를 형성하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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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국면을 지나오며 한 대표와 민주당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위증교사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원을 나서는 이 대표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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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국면을 지나오며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실형을 예단하며 날 선 발언을 이어갔는데 당원 게시판 사태로 인해 자신에게 주목되는 시선을 야당으로 돌리려 했다. 민주당으로서도 이 대표의 유·무죄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데다 한 대표의 공격이 달갑지 않았기에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저의) 재판보다는 민생에 신경을 쓰시는 것이 좋겠다"라며 한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제3자 특검'을 하자고 노래를 부르다 갑자기 반대한다"며 "상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정부와 여당의 태도가 반대로 바뀐 것 같다. 이러한 문제를 조정하는 것이 여당 대표가 할 일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한 대표를 비롯해 정부·여당의 말 바꾸기 사례를 정리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한다.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부·여당과 대통령이 말을 바꾼 것을 정리하자고 (대표가 지시를) 했다. 한 대표를 딱 찝어서 그런 건 아니다"면서도 "다만 한 대표는 법무장관 시절에 상법 개정이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했고 금감원장도 필요하다고 했는데 말을 바꾸고 있다. 국민들은 원래 (정부와 여당이) 저런 주장을 했던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까 정리해 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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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를 중심으로는 한동훈 특검법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양문석 의원은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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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를 중심으로는 한동훈 특검법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한 대표에 대한 특검을 추진하자고 거듭 밝혀왔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양문석 의원은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 대표이자 전직 법무부 장관이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라고 지적했다. 당원 게시판 사태도 언급하면서 "여론조작 의혹은 드루킹 사건과 비교해도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당원 게시판에서 한 대표와 가족 명의 댓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심각한 범죄행위이자 테러"라며 "사건의 진실 규명과 책임 처벌을 위해 한동훈 특검은 더욱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 재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내부 분열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대표를 조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당의 분열을 이용하면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 있고, 나아가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건희 여사 문제 외엔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게 별로 없다. 김건희 특검도 또 부결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을 분열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한동훈 특검이 추진되면 이젠 여당에서도 일부 동조할 수 있다. 여권이 혼란에 빠지는 것까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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