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12월8일 논술 2차시험 실시 출구전략 가닥
1차 불합격해도 추가시험 261등 내 들면 초과 선발
①2차 합격발표일 ②초과합격 수 ③충원 여부 관건
1·2차 모두 미등록 충원→수험생 1천여명 당락 영향
초과합격은 고1 입시 문턱 높여…충원 없애도 논란
2차 합격발표 늦추면 타 대학 등록 겹쳐 혼란 우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연세대 재시험 소송' 후원자 중 한 명인 정모씨가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4.11.27.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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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연세대학교가 '문항 사전 유출 논란'이 발생한 수시 자연계열 논술전형에서 추가 시험을 통한 초과 선발 방침을 밝히면서 어떤 후폭풍이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의대 증원 여파에 견주는 분석까지 나온다.
27일 대학가와 입시업계를 종합하면 연세대가 자연계열 논술전형 출구 전략으로 추가시험(2차 시험)을 택하면서 수험생에게 미칠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관건으로는 ▲2차 시험의 합격자 발표 시점 ▲1차 탈락 후 2차 시험 합격자 규모 ▲미등록 충원이 꼽힌다.
연세대는 이날 입장문에서 2차 시험 합격자를 12월26일 이전에 발표하겠다고 했을 뿐 구체적 일시는 밝히지 않았다.
수시 합격자는 12월13일(금요일) 처음 발표된다. 등록 절차는 주말이 지난 이후인 12월16~18일 이뤄진다.
12월19일부터는 예비합격자 중에서 다른 대학에 등록한 빈 자리를 충원하는 절차가 시작되고, 연세대가 언급한 12월26일은 충원 합격 통보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12월16일 이전에 연세대가 논술 2차 시험 합격자를 발표하지 않으면, 해당 응시자는 연세대 합격 여부를 모른 채로 타 합격 대학에 등록할지 여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적어도 12월13~15일 2차 시험에 대한 합격 발표가 진행돼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며 "수험생들은 모든 대학이 합격자를 발표해야 중복 합격 여부를 확인하고 대학을 결정해 등록을 한다"고 밝혔다.
대학가에서는 논술 답안지 스캔에 최소 하루, 채점에 5~10일이 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채점 위원을 1.5배나 2배로 늘리면 1주일 안에 채점을 끝낼 수 있다"며 최초 합격자 등록이 시작되기 전에 2차 시험 합격 발표가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문제가 된 1차 논술시험(10월12일)에 탈락했으나 2차 시험에 합격하게 될 수험생이 몇 명일지도 관심이다.
교육부 관련 고시에 따라 이들은 연세대가 당초 선발하기로 했던 모집인원보다 많은 '초과 합격자'로 간주된다.
본래 대학은 신입생을 학칙에 정한 입학정원 이내로 뽑아야 하지만, 과실로 인해 예외적으로 논술을 치른 자연계 각 학과 정원보다 많은 신입생이 뽑히게 된 상황이다.
2차 시험 결시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차 시험의 경우 1차 시험의 응시생 9666명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데, 1차 시험 합격 여부는 연세대만 알고 있으며 수험생은 모른다. 2차 시험일은 일요일인 12월8일이고 1차 시험의 합격 발표일은 12월13일이라서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마친 후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2024.11.27. sccho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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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종로학원, 유웨이에 따르면 2차 시험일에 건양대·을지대 의대가 면접을 치르나 논술을 보는 주요 대학은 없다.
2차 시험의 초과 합격자는 이론상 최대 261명이다.
1차와 2차 논술에 모두 합격한 응시생이 있을 수 있어서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올해 논술로 연세대 자연계열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당초 계획보다 최대 2배까지 늘 수 있는 셈이다.
합격생의 타 대학 이탈로 발생할 미등록 충원의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연세대는 전년도 자연계열 논술전형에서 259명을 모집하기로 했으나, 예비합격자 312명을 더 충원했다. 그 해 571등까지 합격했다는 이야기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최초합격자 259명은 동시에 합격한 상위 서열인 치대·약대 등 메디컬 계열이나 서울대 등으로 이탈했다고 관측하고 있다.
예년처럼 연세대 논술전형의 1차 합격생 1~261등과 2차 합격생 1~261등이 모두 이탈하고 각자 충원을 하면 500여명 이상의 예비합격자가 더 붙을 수도 있다.
연세대가 빈 자리를 채운 만큼 다른 대학에서도 빈 자리가 생길 수 있고, 합격 점수가 연쇄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1500여명 증원 여파에 따라 의대 합격 점수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일부 입시 전문가들은 연세대의 이번 논술 2차 시험 실시에 따른 여파가 의대가 하나 더 늘어난 효과에 맞먹는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임 대표는 "정시에서도 상위권 대학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며 "연세대가 261명을 더 선발하게 되면 상위권 학생이 수시로 뽑혀 나가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임 대표는 "의대 하나 더 생긴 것에 버금가는 충격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세대 논술 미등록 충원 상황을 보면 최초 합격자는 서울대나 의약학 계열로 빠져 나갔다는 거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2차 시험의 초과 합격자가 늘수록 2027학년도 대입 수험생이 될 올해 고1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학은 교육부 고시에 따라 초과 합격시킨 인원만큼 2년 뒤 입시인 2027학년도에 줄여서 뽑아야 한다.
매년 부득이하게 동점자가 발생하므로 예외적으로 입학정원보다 많은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하되 차차년도 입시에서 그 만큼의 페널티로 되갚게 고시로 정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연세대 논술 초과 합격자가 많을수록 이번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들에게는 대학 문턱이 낮아져 유리하지만 현재 고1의 문턱은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임 대표는 "최대 피해자는 현 고1"이라며 "현행 대입 제도가 적용되는 마지막 학년이라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연세대 논술까지 악재가 겹겹이 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문제 유출 의혹' 관련 수험생과 학부모 측 집단 소송 대리인인 김정선 변호사가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연세대학교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이의신청 1차 심문기일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1.27.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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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초과 합격자가 261명보다 크게 줄어들 여지도 있다.
연세대가 여파를 줄이려고 2차 시험을 매우 까다롭게 출제해 1차 시험 불합격자의 합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1차 시험 성적으로만 예비 합격번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1차 시험의 성적으로 당초 모집인원인 261명을 채운 뒤 2차 시험의 1~261등 중 1차 시험 탈락자만 선발하면 되는 식으로 초과 합격자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연세대가 이 방법을 쓸 경우 2차 시험의 응시생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1차 시험과 같은 '기회의 공정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반대로 2차에서만 충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임 대표는 "1차든 2차든 충원 합격은 정상적으로 나와야 한다"며 "초과 합격 규모를 줄이려 노력하는 모습이 의료계에서 의대 증원을 줄이기 위해 추가 합격을 줄이고 정시 이월을 없애자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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