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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한국에살며] 미얀마에 대한 오해와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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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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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나는 이 질문을 한국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에게 자주 던져본다. 요즈음 이렇게 질문하면, 거의 다 ‘K팝’이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미얀마’ 하면 한국인은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 미얀마는 아직도 한국의 K팝처럼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나라가 되지 못했다. 많은 사람은 미얀마를 군사 쿠데타나 정치적 혼란의 나라로 떠올리는 것이 가슴 아픈 현실이다.

미얀마, 그 너머의 진짜 세계는 무엇일까? 한국에서의 미얀마 관련 언론 보도량을 보면, 2015년 이전까지는 연간 300∼600건으로 유지되었으나, 2015년 축구 경기,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담 등으로 급증했고, 2021년 쿠데타가 일어나자 2월에만 보도량이 1700건, 3월에는 2100건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2023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부터 미얀마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고 그 결과 보도량은 줄어들고 있다.

세계일보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그동안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보도는 주로 정치에 집중되었다. 그래서 미얀마의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측면은 많이 가려진 것 같다.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한국인은 미얀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2012년, 18살의 나이에 미얀마에서 한국에서 온 젊은 친구들을 만났을 때의 기억이다. 그들은 미얀마에 대해, 유튜브나 방송에서 본 난민 생활이나 내전 지역의 가난한 모습만 떠올렸다. 다행히도 어느 날 한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얀마가 이렇게 괜찮은 나라인 줄 몰랐다. 여기 대학도 잘 가는 사람이 많고, 벽돌로 지은 멋진 건물도 있네.” 그 친구는 미얀마를 가난하고 내전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만 생각했지만, 미얀마의 일부 지역은 매우 발전하고, 그곳 사람들의 삶은 매우 풍요로움을 알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는 2019년 로힝야족 사건으로 미얀마가 전 세계의 큰 관심을 받았을 때이다. 그 당시 나는 버마족임에도 불구하고 로힝야족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다. 하지만 나는 로힝야족이 살던 지역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그들을 만나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미디어에서 버마족이 로힝야족을 탄압하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사람들은 나에게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2021년 미얀마 쿠데타 이후, 많은 사람은 내가 미얀마 사람인 줄 알게 되면 “난민 생활이 어떠냐”고 묻곤 했다. 한국 미디어에서 미얀마 난민에 관한 보도가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미얀마인이라고만 하면 난민인 줄 알았다. 이 또한 과잉 일반화가 가져온 결과이다.

이런 면에서 내가 세계일보의 “한국에 살며” 칼럼에 미얀마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로 정치와 관련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미얀마 문화와 역사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한국인의 미얀마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 미얀마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 나라와 사람들에 대해 올바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단지 한 나라의 이야기를 넘어,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다. 2021년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한국 사회가 선진국답게, 미얀마를 비롯한 다양한 나라에 대해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건강한 상호문화사회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먀닌이셰인(예진)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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