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산타 복장에 업무도 쉽지 않아 지원자 점점 줄어
산타 복장을 한 사람과 사진찍는 사람들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프랑스 곳곳에서 '산타 할아버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BFM TV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론 알프스 지역의 한 이벤트 기획사 대표 로린 바르톨은 올겨울 쇼핑센터, 지방 당국 및 민간 기업을 위해 23명의 산타를 모집했으나, 역할을 맡을 배우가 부족해 약 10건의 계약을 어쩔 수 없이 거절해야 했다.
바르톨은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수년간 산타 역할을 해 온 한 명이 일을 그만두겠다는 소식도 들었다.
바르톨은 "3년 동안 우리와 일했던 최고의 산타 중 한 명이 더 이상 산타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혀 실망했다"며 "아이들은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고, 부모들은 무례하고 그러니 지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산타는 지난해 여러 가지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사진 촬영 중 한 아이가 그에게 소변을 본데다, 결정타는 자신과 사진을 찍으려 대기하던 부모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 일이었다.
지난 6년 동안 산타로 활동한 프레데리크 만조로씨 역시 "많은 동료가 이 일을 거부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직업은 덥고 가려운 의상을 입고, 배역에 몰입해야 한다"며 "목소리와 구체적인 몸짓이 필요하고, 말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일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 역시 이번 겨울철에 30건의 요청을 받았지만, 그중 일부는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하려는 이들에겐 난감한 상황이지만, 나는 하루에 세 번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내 몸이 두 개가 아니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자스 지방의 기획사 역시 구인난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
기획사 오르 메디아의 한 매니저는 산타 지원자가 없어 "가능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며 "상당히 구체적인 프로필, 즉 인간적 접촉을 좋아하고 진지하며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을 찾아야 해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 외에 푸아티에, 카르카손, 샤토루 등에서도 임시 직업소개소 웹사이트에 수십 건의 크리스마스 구인 공고가 쏟아지고 있다.
기획사 인테림 스펙타클의 설립자인 카리 부나비는 올겨울 이미 프랑스 전역에서 50명의 산타를 찾았으나 추가로 100명을 더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이 일에 익숙한 지역 네트워크가 있었지만 모두 은퇴했거나 더 이상 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며 "이제 가을이 되면 축제 시즌에 필요한 인력을 찾기 위해 전화를 두 배나 많이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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