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13년 만에 대표이사 교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핵심 역할
"성장 비전 제시·롤 모델 기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전문가인 김경아(사진) 개발본부장(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삼성에피스 수장이 바뀐 건 회사 창립 이래 13년만에 처음이다. 내부 승진이자 삼성 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발탁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전임인 고한승 사장이 삼성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면 신임 김 대표는 신약 개발 등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는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삼성에피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서울대 약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바이오시밀러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해 2015년 삼성에피스에 합류했다. 삼성 그룹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신약개발 회사인 누벨로에서 단백질을 이용한 점막염 치료 신약 기전을 밝혀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삼성에피스에서 개발본부 내 오픈이노베이션(OI) 팀장과 품질관리(QE) 팀장, 사업분석(BA) 팀장을 맡으며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삼성에피스가 개발한 총 9종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를 허가 받는데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포용적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한 방향으로 결집해 단기간에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향후 신약 개발 등 회사의 혁신과 성장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2012년 삼성에피스 설립 당시 초대 대표를 맡아 13년 간 회사를 이끌어 온 고 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으로 옮겼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고 사장이 삼성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기반을 닦았다면 김 대표는 이를 넘어 신약 개발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R&D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에피스는 현재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여러 모달리티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삼성 그룹에서 처음으로 나온 여성 전문경영인이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에피스는 인력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삼성에피스 관계자는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롤 모델이 돼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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